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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스크린의 봄 올까?'…'서울의 봄'→'노량' 비수기 끝낼 韓영화 자존심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겨울 극장 다시 찾아올 스크린의 봄을 위해 두 편의 블록버스터가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위기의 극장 단비 같은 흥행의 물꼬를 틀 영화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과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 김한민 가독, 빅스톤픽쳐스 제작)가 겨울 극장 최고의 기대작으로 등극, 심상치 않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군부의 실세였던 전두환·노태우 등이 주동하고 군부내 사조직인 하나회가 중심이 된 신군부 세력이 일으킨 군사반란 12.12 사태를 모티브로 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 현대사의 운명을 바꾼 사건 중 하나였던 사건을 스크린으로 가져와 큰 틀은 사실에 맞게 구축하되, 그 안 인물들의 성격과 구체적인 행적은 영화적으로 창작한 팩션 역사극이다.

올겨울 기대작인 만큼 라인업도 화려하다. 황정민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으로 싱크로율을 찢었고 전두광에 맞선 이태신 역에는 정우성이 등판해 날 선 신경전을 펼친다. 이태신은 실존 인물 장태완 소장을 모티브로 했다. 두 사람의 주위를 애워싼 신 스틸러도 상당하다. 12.12 사태의 시발점이 된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 정승화를 모티브로 한 정상호 역에 이성민이, 전두환의 단짝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노태건 역에 박해준이, 12·12 당시 육군본부 헌병감 및 육군 준장 김진기를 모티브로 한 김준엽 역에는 김성균이 자리를 잡았다. 국내 연기 베테랑을 한데 모은 연출은 '태양은 없다'부터 '아수라'까지 충무로를 대표하는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급 만남 그 자체인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입증하고 있다. 이미 개봉을 열흘 앞둔 지난 12일 할리우드 대작 '더 마블스'를 꺾고 예매율 1위에 등극한 '서울의 봄'은 9일째인 20일 오전 전 11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의 실시간 예매율 기준 예매점유율 46.5%, 예매관객수 10만3917명을 기록하며 예매 순위 1위 굳히기 중이다. 언론 시사회와 유료 시사회 등을 통해 '수작' '걸작'이라는 입소문을 얻은 '서울의 봄'은 개봉일인 22일 화끈한 흥행 1위를 예약, 비수기 극장가 흥행 포문을 확실하게 열 전망이다.

11월 본격 흥행 포문을 열 '서울의 봄' 바통을 이어받아 12월 극장가는 '노량'이 한국 영화 기세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노량'은 2014년 7월 30일 개봉해 1761만명 동원이라는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마지막 작품이다.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영화로 내달 20일 개봉한다. 1598년 11월 19일 노량 앞바다에서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과 벌인 마지막 해전으로 알려진 노량해전을 다룬 '노량'. 이순신 장군이 "戰方急 愼勿言我死(전방급 신물언아사, 싸움이 급하다. 단 한명의 조선수군도 동요되어서는 아니 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긴 최후의 해전이다.

1대 '용장(勇將)' 이순신 최민식, 2대 '지장(智將)' 이순신 박해일에 이어 3대 이순신으로 대미를 장식할 주인공은 김윤석이다. 좁고 깊은 노량 해협에서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는 현명한 장수, '현장(賢將)'의 모습으로 몰입, 김윤석의 새로운 인생작 탄생을 예고했다. 기나긴 전쟁 속에 어머니와 아들 그리고 수많은 동료들을 잃고도 백성과 나라를 지켜야만 했던 장군 이순신의 고뇌가 가장 깊고 진하게 녹여진 '이순신 3부작' 최종편이다.

3대 이순신 김윤석뿐만 아니라 '명량'의 구루지마(류승룡), '한산'의 와키자카(변요한)에 이어 이순신에 맞서는 왜군 지휘관 시마즈 역을 맡은 백윤식의 간담 서늘한 파격 변신도 눈길을 끈다. 관록의 연기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펼칠 예정. 더불어 '노량'은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 역의 정재영,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역의 허준호까지 가세해 가장 웅장한 최종편을 완성한다. '노량' 역시 앞선 '명량' '한산: 용의 출현'을 이끈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서울의 봄'과 '노량'이 한국 영화 상생을 위해 의기투합했다는 것. 연말 개봉하는 두 편의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이례적으로 손을 맞잡은 상황이다.

'노량'의 김한민 감독은 한 달 먼저 개봉해 흥행 물꼬를 터 줄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을 응원차 메가토크에 나선다. 한국 역사에서 가장 치열하고 뜨거웠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연말 선보이게 된 공통점으로 김한민 감독이 먼저 오는 21일 열리는 '서울의 봄' 메가토크에 참석, 김성수 감독과 GV(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를 알리는 것. 물론 김성수 감독도 김한민 감독의 '노량'의 개봉에 맞춰 힘을 실을 전망이다. 김성수 감독은 내달 열릴 '노량'의 GV 게스트 자리를 미리 약속, 연말 쌍끌이 흥행을 위해 두 팔을 걷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