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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후보는 4명이었다, 감독 면접은 대세를 어떻게 바꿨을까[SC비하인드]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가 마침내 새 사령탑을 확정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인물이 최종 낙점됐다. 면접은 대세를 어떻게 바꿨을까.

SSG 구단은 17일 오전 "이숭용 전 KT 위즈 육성총괄을 차기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고,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의 조건이다. 이숭용 감독은 중앙고-경희대 졸업 후 199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태평양 돌핀스의 2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이후 현대 유니콘스로 구단이 인수되면서, 현대를 상징하는 '스타 플레이어' 중 한명으로 활약했다. 이후 현역 마지막 시즌인 2011시즌까지 히어로즈의 리더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현역 은퇴 이후 잠시 프로야구 해설가로 활약하다가 2014년 KT 위즈 타격 코치로 부임하면서 KT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1,2군 타격코치를 두루 맡았고 2019시즌을 앞두고 KT 야구단 단장으로 선임됐다. 이숭용 감독은 KT 단장 시절, 이강철 감독과 2021년 KT의 창단 후 첫 통합 우승이라는 업적을 일궈냈다. 2022년에는 육성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해 정규 시즌 막바지에 KT를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사실 이숭용 감독 선임은 '깜짝'에 더 가깝다. SSG가 지난 10월 31일 김원형 전 감독의 임기를 2년 남긴 상태에서 계약 해지를 결정했고, 이후 새 감독 찾기에 나섰다.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올랐다. 가장 먼저 이름이 언급된 후보는 팀내 최고참 선수인 추신수. 하지만 SSG 구단은 즉각 "추신수 차기 감독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부인했다. 그리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이름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박찬호는 최근 포스트시즌 관람을 위해 야구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아직 감독을 할 때는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또 2018년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의 복귀설도 있었지만 이 역시도 소문에 불과했다.

이호준 LG 트윈스 타격코치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소문이 야구계에 파다하게 퍼져있는 상황에서, SSG 구단 내부에서는 치열한 협의와 회의를 이어나갔다. SSG 구단은 "이호준 코치도 면접 후보"라고 인정했고, 이호준 코치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시리즈가 끝난 이후에 면접을 보라는 언질은 받았다"고 인정했다. SSG는 이호준 코치를 포함한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다.

SSG 구단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차기 감독을 정해놓고 형식상으로 치르는 면접이 아니다. 구단 내부에서도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 '핫라인'을 개설해 파트별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김원형 감독과 결별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절대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감독 선임도 아니다. 면접 준비도 철저하게 하고, 여러가지를 검증하려고 한다. 감독 후보들과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결정된 최종 후보는 총 4명이었다. 당초 3명으로 알려졌었지만, 추후 1명이 더 확정되면서 4명의 후보가 감독 면접을 치렀다. 면접은 한국시리즈 기간 도중 그리고 한국시리즈 종료 후에 후보별로 나눠서 치러졌다. 한국시리즈와 관련이 없는 후보들은 서로 양해를 구하면서 일찍 면접을 치렀고, 이호준 코치와 또다른 후보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면접 일정을 잡아 만남이 이뤄졌다. 그리고 면접은 예고대로 심층 면접으로 진행됐다.

SSG 구단도 김원형 감독과의 결별 과정 그리고 차기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끊임없이 의심하는 시선과 의혹의 눈초리들을 잘 인지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제대로 뽑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번 감독 최종 후보에 오른 4인의 야구인 모두 누구나 인정하는 '감독이 될 인물'이었다. 구단 고위층 보다도 구단 직원들의 목소리를 두루 경청해 결정했다.

면접 종료 이후, 구단의 최종 결정은 16일 확정됐다. 이숭용 전 단장을 차기 감독으로 선임하자는 의견으로 결정이 됐다. 김성용 단장이 16일밤 이숭용 감독의 자택 근처에 찾아가 직접 만나고, 감독으로 함께 일해보자는 최종 제안을 했다. 그렇게 구두 합의가 완료됐다.

이숭용 감독은 17일 오전 9시에 홈 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아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보도자료 배포용 사진을 촬영했다. SSG 구단은 면접을 치른 나머지 후보들에게도 연락을 돌려 최종 결과와 함께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했다.

이숭용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인정을 받았다. 팬들에게도 '숭캡(숭용 캡틴)'으로 불렸다. 은퇴하는 날까지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였다. 하지만 SSG 구단은 리더십이 있으면서도 현장 코치, 단장까지 두루 거친 이숭용의 커리어에 많은 기대감을 걸고 있다. 특히 프런트 전반적인 살림을 챙기는 단장을 경험한 감독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젊고 새로운 팀을 꾸려나가는 차기 사령탑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숭용 감독은 계약 직후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임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발 빠른 움직임에 나섰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랜더스는 어떤 야구를 선보일까. 21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이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