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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선수' 송의영 꿈에 그리던 상암 데뷔전→'아쉬움' 마무리, 싱가포르 에이스에게도 버거웠던 한국

[상암=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싱가포르의 에이스도 '아시아 최강' 한국은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귀화선수' 송의영(30·수라바야)의 잊지 못할 상암 데뷔전은 아쉬움이었다.

송의영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37분 일한 판디와 교체될 때까지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팀의 0대5 완패를 막지 못했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송의영은 '선수비 후역습'을 해야 하는 전략상 많은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래도 자신에게 공이 연결되면 번뜩였다. 전반 14분에는 돌파 시도시 설영우(울산)의 반칙을 이끌어내기도. 이후 송의영은 문전으로 프리킥을 올렸지만, 날카롭지 못했다. 골키퍼 김승규가 가볍게 캐칭에 성공했다.

전반 23분에는 볼 소유 능력도 보였다. 두 명의 선수가 압박했지만, 탈압박하면서 동료 선수에게 패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41분에는 50m 정도 돌파를 시도하기도. 싱가포르의 전담 키커였다. 모든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전반과 달리 후반 경기력이 완전히 한국 쪽으로 지면서 공격보다는 수비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특히 0-3으로 뒤진 후반 23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는 설영우를 막다가 페널티킥을 허용하기도.

결국 송의영은 후반 37분 판디와 교체됐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송의영을 그라운드에서 만나 안아주면서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2021년 싱가포르 시민권을 취득한 송의영은 그 해 11월 키르기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특히 2021년 동남아축구선수권인 스즈키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싱가포르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년간 A매치 20경기에 출전, 4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인천 출신인 송의영은 한국에서 초·중·고교를 다니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여의도고 졸업 이후 당시 이임생 감독이 지휘하던 싱가포르 명문 홈 유나이티드에 입단, 싱가포르와 인연을 맺은 송의영은 데뷔 시즌 싱가포르 2군 리그에서 12경기 11골을 몰아치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후 그 해 1군 주전으로 도약했다. 처음에는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점차 더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2018년에는 리그 10골을 포함해 공식전에서 무려 20골을 몰아치며 싱가포르 리그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이때부터 싱가포르의 러브콜을 받은 송의영은 고심 끝에 귀화를 결심했다.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한 송의영은 날개를 달았다. 2021년 라이언시티에서 팀이 1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송의영이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202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였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대구FC를 만나, 2경기 연속골을 폭발시켰다. 두 번째 경기에서 터뜨린 강력한 중거리슛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송의영의 활약 속 라이언시티는 싱가포르팀 역사상 최초로 ACL에서 K리그 팀을 물리치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송의영은 ACL 조별리그에서 3골을 몰아치며 싱가포르 선수 역사상 ACL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송의영은 당시 활약으로 K리그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홈 유나이티드와 라이언시티에서만 11년을 뛴 송의영은 올 초 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태국 1부 농부아 핏차야로 이적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뒤 다시 인도네시아로 복귀했다. 올 여름 페르세바야 수라바야로 이적해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