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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KT 혈전에 떠올린 가을…'그렇게 큰 무대라는 걸 못 느꼈는데' PS 슈퍼캐치 영웅, 다시 꿈꾸는 KS 무대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솔직히 저희가 뛸 때는 그렇게 큰 무대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김재웅(25·키움 히어로즈)은 지난해 가을야구 '신스틸러'였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8회 무사 1,2루에서 문보경의 번트 타구가 높게 뜨자 온 몸을 던져 노바운드로 잡아냈다. 공을 잡은 뒤 후속 동작도 훌륭했다. 곧바로 몸을 일으켜 2루로 송구해 더블 플레이를 만들었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출발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022년 가을 돌풍의 팀으로 프로야구사에 새겨졌다.

당시 키움에게 발목이 잡힌 LG는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치며 KT 위즈와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4차전을 제외하고는 1~3차전 모두 단 한 점 차 접전이 이어졌다.

키움은 올 시즌 각종 부상 악재 속에 최하위로 마치며 마무리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올 시즌은 '남의 잔치'가 된 한국시리즈를 지켜보며 김재웅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김재웅은 "사실 우리가 뛸 때는 그렇게 큰 무대로 생각을 못했다. 오히려 그런 덕분에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 올해 지켜보니 정말 큰 무대라는 게 새삼 느껴진다"고 했다.

지난해 65경기 3승2패 13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2.01으로 '특급 불펜'으로 활약한 그는 올 시즌에는 주춤했다.

67경기 2승3패 6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4.22. 이전보다는 다소 떨어진 페이스였다. 지난해 꾸준하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 시즌에는 다소 기복도 생겼다.

전화위복이 될 참이다. 또 한 번 성장의 계기가 될 듯 하다.

김재웅은 "올해는 무너질 때는 폼이나 멘탈적인 부분이 좋지 않았다. 정확하게 던져야 하는데 힘으로 던지려고 했던 거 같다"라며 "안 좋았을 때 빨리 (정상궤도를) 찾는 방법을 알게 된 시즌이다. 100% 다 파악했다고는 하지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알게 된 거 같다. 어떻게 하면 올라가고 어떤 생각을 하면 더 잘하겠구나를 알게 됐다. 너무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하던 대로 해야 더 잘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마무리캠프에서는 일단 회복에 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보다 경기수가 더 많았다. 연투나 3연투도 있었다. 김재웅은 "지금은 러닝도 하고 웨이트를 하면서 회복에 신경 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시리즈 무대의 가치를 깨닫게 된 시즌. 한 경기의 체력 소모가 다른 경기보다 몇 배는 심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김재웅은 다시 한 번 가을의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는 "한국시리즈를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사실 힘든 건 던지는 순간에는 잘 모른다. 나중에 지쳤다는 걸 알게 되는데 매년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서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