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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KS 승리' 안긴 박동원 한 방…불똥은 '류중일호'로 튀었다? 임박한 결단의 시간

[대구=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일단 기다릴 생각이긴 한데…."

지난 6일.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고민을 토로했다.

확정되지 않은 대표팀 엔트리 구성 때문이다. 류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오는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한다.

5일 소집된 대표팀은 13일까지 대구에서 훈련을 한 뒤 14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지난 8일에는 상무와 첫 연습경기를 통해 손발을 맞춰보기도 했다.

일본 출국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지만, 대표팀은 아직 완전체가 아니다.

LG 트윈스와 KT 위즈가 한국시리즈를 하면서 LG 정우영 문보경, KT 박영현이 합류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준비 도중 내복사근을 다친 강백호는 예비 엔트리 선수 중 한 명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대표팀이 출국하는 날인 14일은 한국 시리즈 6차전이 예정돼 있다. 6차전이 열릴 경우 LG와 KT 선수는 정상 합류가 불가능해진다.

5차전에서 끝나더라도 빡빡하긴 마찬가지다. 오후 6시30분에 시작하는 저녁 경기고, 대표팀 출국은 14일 오전 9시다.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도쿄행 짐을 싸야될 판이다.

현재 LG와 KT에 있는 선수 모두 대표팀에는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모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이번 대표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선수들.

문보경은 강백호가 빠진 1루수 자리를 메울 수 있고, 정우영과 박영현은 불펜진에 큰 힘을 보탤 후보들이다. 특히 박영현은 류 감독이 마무리투수로 생각하고 있는 선수기도 하다. 류 감독은 "이들이 없으면 계산이 안 선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표팀 전력만 고려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는 4차전에서 시리즈가 마무리 되는 것.

그러나 2차전까지 1승1패로 맞서면서 결국 최소 5차전까지는 한국시리즈가 열리게 됐다. 1차전 KT가 승리를 잡은 가운데 2차전에서는 LG 박동원이 3-4로 지고 있던 8회말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LG는 2002년 11월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이후 21년(7670일)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입단 3년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와 함께, 와일드 카드로 29세 이하(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 3명까지 참가 가능하다.

젊은 선수가 모인 만큼, 경험 쌓기에 많은 초점을 맞춘 대회다. 성적 부담이 적다고는 하지만, 지는 경험보다는 이기는 경험이 중요하다. 류 감독도 "세 팀 다 이기면 좋겠지만, 호주와 대만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다. 결승전을 누구든 해봐야하니 호주전과 대만전은 꼭 이겨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첫 훈련 당시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의 선수들은 일단 기다릴 생각이다. 훈련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부상이 있을 수 있으니 최대한 늦게까지 상황을 보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대표팀은 안전 장치를 마련하기는 했다. 투수 조병현(SSG) 이병헌(두산) 김태경(상무), 포수 허인서(상무), 내야수 한태양(상무) 나승엽(롯데) 문현빈(한화) 등 예비 선수 7명이 함께 훈련에 동행했다. 도쿄행은 미지수지만, 대표팀과 같은 유니폼 및 물품을 지급받으며 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류 감독은 "최종 엔트리 제출이 14일이니 컨디션을 보고 교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합류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한국시리즈가) 언제 끝나야 좋은 지를 보고 있다. 아예 제외를 하는 방법도 있고, 늦게 합류해 1,2번째 경기를 못 뛰어도 3,4번째 경기에 나오도록 할 수도 있다. 아예 처음부터 한국시리즈 두 팀의 선수는 빼고가는 방침이 정해진다면 좋을텐데 고민"이라며 "또 큰 경기를 하고 나면 긴장이 풀린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경기력을 끌어 올리기 쉽지 않다. 무엇이 좋을지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LG와 KT 선수들은 출국 전날까지 경기를 치러야 할 상황.

한 시즌 농사 완성이 걸린 최고 무대. 길어질 것을 대비해 이들을 빼고 한국시리즈를 치른다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결국 예비 엔트리에게 기회를 주거나 혹은 늦은 합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대표팀의 결단이 필요해졌다.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