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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아산, 용인이다' 박지수 다시 얻은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의 도전의지, WKBL 초반 판도 대격변 예고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코트의 여왕'이 압도적인 기량을 앞세운 컴백 쇼를 펼치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청주 KB스타즈의 에이스 박지수는 실력으로 자신에게 향했던 의심의 눈초리를 잠재웠다. 지난 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36분15초를 소화하며 30득점-21리바운드로 전성기 때의 기량을 재현해내며 팀의 82대57 완승을 이끌었다.

이에 고무된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특유의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아산, 용인에서도 차례로 악몽을 깨트려 예전의 자신감 되찾았으면 좋겠다." 조심스러운 말투였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박지수가 없었던 지난 시즌 KB스타즈를 유린했던 아산 우리은행, 용인 삼성생명에 대한 분명한 도전의 메시지다.

김 감독이 이렇게 도전의 메시지를 선언하며 이번 시즌 WKBL 판도가 상당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복귀전을 치르기 전까지 박지수에 대해서는 다소 불안한 시선이 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7월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공황장애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박지수는 2022~2023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바로 직전시즌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던 KB스타즈는 전력이 급감하며 다른 팀들의 집중공략 대상이 되어버렸고, 결국 리그 5위(10승20패)로 주저 앉고 말았다. 통합챔피언의 처참한 몰락이었다. 이때의 KB스타즈는 한 마디로 '승리자판기' 신세였다. 우리은행은 6전 전승을 거뒀고, 신한은행도 5승(1패)이나 챙겼다. 삼성생명도 4승2패로 KB스타즈를 괴롭혔다. KB스타즈로서는 '악몽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박지수가 개막전부터 예전의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며 우려의 시선을 지워버리면서 KB스타즈는 '복수'를 할 수 있는 힘을 되찾았다. 인천 원정에서 신한은행을 격파하고 김완수 감독이 "인천의 악몽은 이제 깨트린 것 같다"고 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김 감독은 내친 김에 아산(우리은행)과 용인(삼성생명)에서도 악몽을 깨트리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의 아픔을 되갚아주겠다는 선언이다.

김 감독이 이렇게 말한 배경에는 비단 박지수의 부활 뿐만이 아닌 다른 요인도 있다. 허리 염좌로 신한은행전에 나오지 못한 염윤아를 대신해 나온 허예은도 34분을 소화하며 7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특히 포워드 김민정이 32분 이상 뛰면서 15득점으로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리그 최고의 3점슈터' 강이슬 또한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여파로 컨디션이 나쁜 상황에서도 15점(3점슛 2개)을 넣었다. 염윤아가 허리 부상에서 돌아오고, 강이슬이 컨디션을 회복하면 박지수와 함께 막강한 전력이 다시 구축될 수 있다. 김 감독은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한층 더 자신감을 내고 있다.

김 감독의 예상대로 KB스타즈가 '완전체'가 된다면 사실 이를 막아낼 팀은 그리 많지 않다. 2021~2022시즌의 재현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 때문에 '디펜딩챔피언' 우리은행을 비롯한 다른 팀들도 KB스타즈전을 한층 공들여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WKBL 리그가 초반부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