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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과 맞바꾼 고영준-김승대의 결정적 순간, '동해안 더비' 앞둔 김기동 감독 마냥 웃을 수만 없다

[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큰 상처가 남은 승리였다.

포항은 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ACL 조별리그 J조 4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인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4연승을 거둔 포항은 4승(승점 12)을 기록,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사실상 16강 조기진출을 확정지었다.

포항은 최근 살인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지난 1일 FA컵 4강 제주 원정 경기에 이어 지난 4일 FA컵 결승전을 치르고, 이날 우라와를 맞았다. 다행히 FA컵 우승을 차지한 덕분에 이날 절반 정도 로테이션을 할 수 있었지만, 주전 선수들은 극도로 피곤한 상태였다.

부상은 근육이 지쳐있을 때 찾아온다. 이날 포항은 두 명을 잃었다. '작은 거인' 고영준과 '캡틴' 김승대였다. 고영준은 후반 27분 다카히로 아키모토의 깊은 태클에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으로 김인성과 교체됐다. 김승대는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 박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면서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부상을 했다.

하지만 둘은 승부를 바꾸고,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영준은 다카히로의 퇴장을 유도했다. 이란 출신 알리레자 파가니 주심은 VAR(비디오 판독) 온 필드 리뷰 끝에 다카히로에게 준 경고를 취소하고 레드카드를 꺼내면서 다이렉트 퇴장을 명했다. 결국 수적열세에 몰린 우라와는 역전골을 넣으려다 오히려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추가시간 김승대는 부상임에도 끝까지 문전으로 크로스를 연결했고, 상대 골키퍼가 쳐낸 것이 멀리 가지 못하자 쇄도하던 김인성이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가 끝난 뒤 김기동 포항 감독의 표정에는 기쁨과 걱정이 교차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베스트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까'란 걱정이 있었다. 그래도 기회였다. 젊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잘 해줬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번 라운드에서 K리그 팀 중에선 유일하게 이겼다. 그리고 조별리그 무패다. 포항이 잘하고 있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고영준과 김승대가 부상을 했다. 이번 주말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가 고민스럽다"고 전했다.

고영준과 김승대의 부상 정도에 대해선 "영준이는 발목이 많이 부어있다. 아이싱을 하는데 좋지 않다고 하더라. 승대는 걷지 못하더라. 부상을 하는 순간 뚝 소리가 났다고 하더라. 내일 정밀진단을 해봐야 하겠지만, 걱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2002년생 윤재운의 활약에 대한 질문에는 "김준호 홍윤상 고영준은 많은 경기를 뛰어서 걱정은 안했다. 재운은 장기 부상에서 이제 돌아와서 선택했을 때는 많이 고민했었다. 그래도 힘이 있는 선수이고, 좁은 공간에서 탈압박하는 능력이 좋았다. 어린 선수가 큰 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에 만족한다"고 칭찬했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