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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는 韓축구 향후 10년 이끌 인재가 2명이나 있다, 'FA컵 우승 주역' 고영준-홍윤상 클린스만 눈 사로잡았을까

[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3월부터 클린스만호가 출항한 뒤 4차례 A대표팀 소집명단에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은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클린스만호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건 '해외파'다. 골키퍼 3명을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의 절반 정도가 K리거들로 채워진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대부분을 전북과 울산 출신들로 메우고 있다. 10월 소집명단 기준 이순민(광주) 김주성(서울) 이기제(수원 삼성)가 타팀 선수였다.

변수는 있었다. 올해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렸고, 내년에는 파리올림픽이 예정돼 있다. 아시안게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 클린스만 감독이 뽑고 싶은 선수들이 포진돼 있다. 그 중 두 명의 포항 출신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의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다. '작은 거인' 고영준(22)과 홍윤상(21)이다.

둘은 지난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년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현장을 찾은 클린스만 감독과 차두리 코치에게 제대로 어필했다. 팀의 4대2 역전승을 견인하면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포항의 FA컵 우승을 도왔다.

이날 선발 출전한 고영준은 귀중한 도움을 두 차례나 배달했다. 0-1로 뒤진 전반 44분 동점골을 도왔다. 왼쪽 측면에서 김인성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전북 수비수 정태욱의 발에 맞고 문전으로 굴절된 크로스를 쇄도하던 한찬희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기본적으로 고영준의 돌파 능력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고영준은 1-2로 뒤진 후반 29분 또 다시 동점골을 도왔다. 김종우가 상대 선수와의 헤더 경합을 이겨내고 문전으로 다시 문전으로 밀어넣었고, 고영준이 가슴 트래핑한 것을 제카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홍윤상은 그야말로 '게임 체인저'였다. 1-2로 뒤진 후반 12분 교체투입된 홍윤상은 에이스급 기량을 펼쳤다. 지난 1일 승부차기 혈투를 펼친 대회 제주 원정 준결승전에 지친 주전 선수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었다. 저돌적이고, 통통 튀는 리듬으로 페널티 박스 주위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곤란에 빠뜨렸다. 그러자 분위기는 포항 쪽으로 순식간에 넘어왔다. 두 번째 동점골도 홍윤상의 발부터 시작됐다. 김종우의 패스를 받은 홍윤상이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쇄도해 위협적인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이것을 상대 수비수가 걷어냈지만 멀리 보내지 못하자 포항이 압박을 가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홍윤상은 3-2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승부에 쐐기를 박기도. 왼쪽 측면에서 펼쳐진 경합 상황에서 볼을 탈취해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빠르게 쇄도한 뒤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홍윤상은 포항 서포터스석 앞으로 달려가 두 팔을 벌리며 포효했다.

고영준과 홍윤상은 각각 2001년생과 2002년생이다. 고영준은 이미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군 주역이다. 충분히 A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자질을 증명했다. 포항 성골 유스 출신인 홍윤상은 해외리그를 경험하다 올 여름 친정팀으로 유턴했다. 파리올림픽대표팀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이들은 한국축구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나이와 기량을 갖췄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