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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은 가장 먼저 영입하고 싶었던 선수였다'…'손톱+캡틴' 된 손흥민, 자신을 월클로 키운 은사와 '특별한 재회'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포치 감독님,강녕하셨죠?"

2023년 11월7일(한국시각)은 '손세이셔널' 손흥민(31·토트넘)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51) 모두에게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토트넘의 주장을 맡고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손흥민이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에서 첼시 사령탑 포체티노 감독을 맞이한다.

손흥민과 '포치'(포체티노 감독 애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손흥민은 2015년 포체티노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어릴 적 꿈꾸던 EPL 무대를 밟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사우스햄턴에 있던 2013년부터 손흥민을 데려오고 싶었다. 본인은 물론 가족과도 만났다. 당시엔 손흥민이 너무 어려서 레버쿠젠에 남길 원했다. 이후에도 그를 계속 지켜보며 성장세를 확인했다"고 돌아봤다.

포체티노 감독은 또 "손흥민은 토트넘에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영입하고 싶은 선수였고, 토트넘에서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그의 잠재력을 봤고, 그의 성장은 환상적이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첫 시즌 적응에 애를 먹던 손흥민은 2016년 리우올림픽을 마치고 익숙한 독일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만류 끝에 토트넘에 남았다. '신의 한 수'였다. 2016~2017시즌부터 포체티노 감독의 팀에 주전 측면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은 지난시즌까지 7시즌 연속 EPL 두자릿수 득점 금자탑을 쌓았다. 2021~2022시즌엔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에 올랐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 젊고 유망한 선수들 위주로 공격적인 색깔의 팀을 만들어 2016~2017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2위, 2018~201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과 같은 큰 업적을 세웠다. 만년 중위권 이미지가 강한 토트넘은 포치 시절 빅4에 도전하는 팀으로 발돋움했고, EPL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새 경기장으로 이전하며 빅클럽의 위상을 얻었다.

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의 인연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토트넘의 퍼거슨'이 될 것만 같았던 포체티노 감독은 2019년 성적 부진에 따라 경질됐다. 그는 훗날 자신의 선택이 아닌 수뇌부의 결정으로 '경질'됐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뒤, "구단주와 회장을 비판하려는 건 아니다. 나와 우리 코칭스태프는 6년간 기회를 준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입지를 넓히는 동안, 포체티노 감독은 기대만큼 좋은 커리어를 쌓지 못했다. 2021년 1월 파리생제르맹(PSG) 지휘봉을 잡아 1년 반만인 2022년 여름 물러났다. 그는 약 1년간의 휴식 끝에 지난 5월 토트넘의 런던 라이벌인 첼시 사령탑을 맡기 전 수차례 토트넘 복귀설이 떠올랐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경질 후 상대팀 감독이 되어 처음으로 토트넘을 만나는 포체티노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자연스레 8골을 넣는 '역대급 페이스'로 득점랭킹 2위를 달리는 손흥민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내가 센터백으로 뛰지 못한다. 나의 센터백이 그를 막아야 한다"고 조크한 뒤 "우리는 그가 환상적인 선수, EPL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부디 그에게 좋은 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뒤 손흥민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8년간 호흡을 맞춘 파트너 케인이 지난여름 바이에른뮌헨으로 떠났다. 득점 공백이 우려됐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변신시켜 대성공을 맛봤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손흥민이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인 건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이후다.

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전후로 뜨겁게 포옹을 나눌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중엔 한 치의 양보없는 승부를 펼쳐야 한다. 급한 쪽은 포체티노 감독이다. 첼시의 세대교체 키를 쥔 포체티노 감독은 초반 10경기에서 3승(3무4패)에 그치며 12위에 머물렀다. 반면 토트넘은 EPL 유일한 무패팀(8승2무)으로, EPL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손흥민은 공교롭게 포체티노 감독이 집권하던 2018년 11월 이후 5년 가까이 첼시를 상대로 득점하지 못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