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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다. 닮고싶다' 푸른눈의 페동열, 가을에도 SUN 소환, 반가운 급발진 '내가 흥분한 진짜 이유는?'

[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항상 거론되고 있는 걸 알고 있다."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를 향한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페디는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3안타 1볼넷 1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를 그야말로 평정했다. 정규시즌 30경기 등판해 21차례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하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남겼다.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1986년 해태 선동열 이후 37년 만으로 역대 5번째다.

지난 16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KIA 타이거즈전에서 오른팔에 타구를 맞아 긴 휴식을 취하게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등판 예정이었지만, 불펜 피칭 후 불편함이 느껴지면서 등판을 미루게 됐다.

NC의 기다림은 완벽하게 보상 받았다. 이날 페디는 최고 155㎞ 투심(37개)과 주무기인 스위퍼(49개), 체인지업(7개), 커터(5개)를 두루 섞어 KT 타선을 6이닝 3안타(1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으로 봉쇄했다.

3회 문상철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4회 KT 중심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5회 볼판정에 다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상철을 상대로 던졌던 결정구가 볼판정을 받자 심판을 향해 격렬한 항의를 했다. 강인권 NC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심판을 막아세우면서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상대 감독까지 항의에 나서면서 흔들릴 법 했지만 페디는 프로였다. 바로 평정심을 찾고 호투를 이어갔다. 가을야구에 대한 페디의 몰입도를 가늠할 수 있었던 장면. 향후 등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임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페디는 6회말 2사에서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12번째 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탈삼진 신기록. 종전 기록은 1989년 해태 선동열과 2020년 두산 플렉센이 기록한 11개였다.

경기를 마친 뒤 페디는 "경기 초반에 타자들이 타점을 많이 올려줬다. 경기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됐다. 그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최대한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려고 했다. 쉬는데 중점을 뒀고, 오늘 이기는데 그 휴식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경기 후 페디와 일문일답.- 총평은.

▶ 경기 초반에 타자들이 타점을 많이 올려줬다. 경기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됐다. 그 부분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 기다림이 길었다. 어떻게 준비를 했나.

▶최대한 건강한 상태로 돌아왔다. 집중적으로 쉬는데 중점을 뒀다. 오늘 경기에 이길 수 있었던 데는 10일 정도 쉰 효과가 있었던 거 같다.

-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갈 확률이 높은데.

▶ 한국에 와서 NC의 문화라고 하면 오늘은 이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NC 가 약체라고 했지만 어느덧 5연승이다. 앞으로 기대가 있다면 한국시리즈까지 문제 없이 올라가는 것이다.

- 5회 심판과 논쟁이 있었다. 흥분을 가라앉힌 비결은.

▶ 5회 상황으로 돌아가자면 플레이오프 1차전이기도 하고 매우 중요한 경기다. 감독님이 나와서 진정시켜줬다. 주심도 어려운 직업인 걸 알고 이런 부분을 생각하니 진정됐다.

- 몸 상태는.

▶ 6이닝 던지면서 강하다고 생각했다. 신경 쪽에 불편함이 있지만, 그걸 이길 수 있는 컨디션이다. 앞으로도 문제 없다.

- 첫 가을야구인데 '선동열' 이름이 계속 나오고 있다.

▶ 한국에서 첫 가을야구는 꽉 찬 관중석을 보는 게 축복받은 거 같다. 선동열 이름이 거론되는걸 알고 있다. 닮아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

- 올 시즌 알포드를 상대로 약했는데, 4타수 무안타로 막았다.

▶ 정규시즌 알포드 상대로는 불리한 카운트로 승부를 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오늘부터는 초반 카운트부터 잘 먹고 가자고 했다.수원=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