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98마일? 나이들어 지금은 그렇게 못던지지만...' 슈어저, 연봉 30배 올라 친정을 상대하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31일(이하 한국시각) 9시3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3차전서 가장 주목할 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선발투수 맥스 슈어저(39)다.

슈어저는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다. 지난 2021년 12월 뉴욕 메츠와 3년 1억3000만달러에 FA 계약을 하며 연평균 4000만달러 이상을 받는 최초의 선수가 됐다. 1년 후인 작년 12월 저스틴 벌랜더가 2년 8667만달러에 메츠와 계약하면서 두 선수는 똑같은 연봉을 받는 동료가 됐지만, '최초'의 기록을 갖고 있는 슈어저가 최고 연봉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슈어저는 명예의 전당 입성을 얘약한 현존 최고의 선발투수다. 벌랜더,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사이영상을 3차례 수상한 '살아있는 레전드'로 표현하면 맞다. 정규시즌 통산 214승, 3367탈삼진,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

포스트시즌서는 통산 29경기(선발 24경기)에 등판해 7승8패, 평균자책점 3.86을 올렸으며, 월드시리즈에도 3차례 선발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86을 마크 중이다. 특히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에는 우승 반지를 끼는 영광도 누려봤다.

슈어저가 4년 만에 또 한 번의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월드시리즈 마운드는 201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도 오른 적이 있다. 그러니까 텍사스는 디트로이트, 워싱턴에 이어 슈어저가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르는 3번째 팀이 되는 것이다. 이 또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디트로이트 시절 슈어저는 월드시리즈에 한 차례 등판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4차전에 선발로 나가 6⅓이닝 동안 7안타 3실점하는 역투를 펼쳤다. 당시 2-1로 앞선 6회초 버스터 포지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았다가 6회말 동료 타자 델몬 영의 동점 홈런으로 패전을 면했다. 그리고 당시 경기가 열린 코메리카파크의 기온이 영하 3도로 강추위 속에서 손을 불어가며 던진 기억도 있다.

하지만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슈어저는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슈어저는 지난 9월 1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오른쪽 어깨 대원근을 다쳐 시즌 막판 결장했다. 그대로 올해 일정을 마감할 예정이었다. 정규시즌 성적은 메츠와 텍사스에서 합계 27경기에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3.77, 174탈삼진.

그런데 포스트시즌 출전을 포기한 것으로 보였던 슈어저는 생각보다 회복이 빨라 ALCS에 복귀해 2경기를 던졌다. 피칭 결과는 3차전에서는 4이닝 5안타 1볼넷 4탈삼진 5실점, 7차전서는 2⅔이닝 4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직구 구속이 관심 사항이다. 지난 2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ALCS 7차전에서는 최고 95.5마일, 평균 94.3마일이었다. 시즌 평균 93.7마일보다는 조금 빨랐다. 2019년 워싱턴 시절 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최고 98.2마일, 평균 95.6마일의 강속구를 뿌렸던 슈어저다. 그해 정규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94. 9마일이었다. 그만큼 포스트시즌서는 전력 피칭을 해왔다는 의미.

이에 대해 슈어저는 "그때는 지금보다 팔이 강했다. 있는 힘껏 던질 수 있었는데, 그래서 강속구에 많이 의존했다"면서 "지금은 나이가 들어 그렇게 강하게 던지지는 못한다. 하지만 타자를 제압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방식으로 타자를 아웃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평소처럼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투구수 100개 이상은 아니더라도 그 가까이는 가능하다"고 주문했다.

애리조나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슈어저는 이날 친정을 상대로 던지기 때문에 더욱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그는 2006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애리조나의 선택을 받고 입단해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09년 12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트레이드될 때까지 2시즌 동안 46경기에서 9승15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당시 그의 연봉은 145만달러였다. 14년이 지난 지금은 그 30배를 받는 슈퍼스타가 돼 옛 홈팬들 앞에서 가을야구 컴백을 알리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