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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오타니? 힘은 좋지만…' 32년만의 우승 꿈꾸는 명장, 18세 고교생에 '이도류' 기회 주는 이유 [김해포커스]

[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직 좀 거칠지만 힘은 프로에서도 최고다. 장사급이다."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18)는 '한국의 오타니'가 될 수 있을까.

팀의 중심타자이자 에이스. 흔히 고교야구의 낭만으로여겨진다.

하지만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저스)는 그 낭만을 메이저리그 부대에서 현실로 이뤄냈다. 오타니의 '이도류(투타병행)'은 전세계 야구소년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투수로는 160㎞를 넘나드는 직구 스피드를 바탕으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낸다. 타자로도 40개가 넘는 홈런을 쏘아올리며 매년 홈런왕과 시즌 MVP에 도전할 정도다. 전세계 야구소년들에게 말그대로 '충격'을 줬다.

전미르는 KBO리그 기준 그 '최초'가 되고자 하는 선수다. 경북고 시절 이도류로 청룡기 우승을 일궈냈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 구속은 물론 9이닝 완투를 소화할 정도의 체력, 걸렸다하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자로서의 파워를 두루 겸비한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 무대의 벽은 높다. 한국에서도 김대한(두산) 장재영 김건희(키움) 등이 이도류에 도전했지만, 아직 성공 사례는 없다.

김태형 롯데 신임 감독은 전미르에게 투타 모두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 감독은 전미르 이야기가 나오자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하니까"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번 해보라는 거다. 스스로가 느껴야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직 타격 쪽에선 많이 거칠다. 배트가 공을 따라가는 모습 같은 거 보면…힘은 프로 기준으로도 장사급이다. 하지만 그 넘치는 힘을 배트와 공에 잘 전다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아직 움직임도 너무 크다."

이 같은 김 감독의 스탠스에 롯데 내부에서도 긍정적이다. 롯데 관계자는 "투수로도 굉장히 섬세한 감각을 지녔다. 직구 뿐 아니라 변화구를 던지는 재능도 뛰어나다"고 평했다. 이어 "전미르의 몸은 프로에서도 거의 보기 힘들 정도다. 타자로 자리잡을 경우 굉장한 거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라운드를 휘어잡는 재능을 타고났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운드와 타석, 어디에 있든 보는 이를 집중하게 하는 남다른 존재감의 소유자다.

김 감독은 취임식에서 임기 3년간의 목표로 거침없이 '우승'을 이야기했다. 롯데는 창단 41년 역사상 양대리그 시절을 포함해도 정규시즌 우승이 한번도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1984년 최동원, 1992년 염종석을 앞세운 단 2번 뿐이다. 내년 우승한다 해도 무려 32년만의 우승이 된다.

전미르가 지금 당장 우승에 도움될 선수는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미르가 타자든 투수든 자신의 가능성을 터뜨려만 준다면, 롯데가 우승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는 톱유망주임은 분명하다.

김해=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