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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병역혜택 선수들 유럽 빅클럽 왜 안 가냐고? 현실은 생각보다 차갑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달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병역특례를 받아 당장 유럽으로 직행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대회 후 축구 커뮤니티, SNS 등에는 '○○○이 유럽 빅리그 클럽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다'라는 식의 루머 글이 끊이질 않고 올라온다. 미드필더 정호연(광주)이 대표적이다. 정호연이 '지한파 클럽'인 셀틱의 새로운 타깃이라는 내용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 선수측에 직접 확인해보니, '사실무근'이다. 올시즌 전반기에 셀틱 관계자가 정호연 엄지성(광주)을 관찰하기 위해 광주 홈구장을 찾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유럽 소식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한국 선수 셋 오현규 양현준 권혁규를 보유한 셀틱이 추가로 한국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귀띔했다. 셀틱이 추가로 아시아 선수 수급에 나설 예정이지만, 당장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 미드필더가 아닌 측면 수비라고 설명했다.

한-일전 결승전 영웅 조영욱(김천), 측면 수비수 설영우(울산) 황재원(대구), 미드필더 고영준(포항) 등도 유럽행 루머에 휩싸였다. 조영욱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와일드카드 설영우는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이라는 구체적인 클럽명까지 등장했다. 길게는 수년 전, 가깝게는 수개월전 루머, 관심, 오퍼가 아시안게임 이후에 다시 불붙은 모양새다. 정작 선수측과 구단에 확인해보면, 새로운 영입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인지도가 부쩍 높아지면서 덩달아 유럽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실체가 불분명한 루머가 양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보유한 한 선수측 관계자는 "그런 루머와 보도가 계속 나오면서 선수가 당장 유럽으로 갈 수 있다고 믿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지방구단 관계자는 "돌아다니는 얘기와 달리, 유럽 오퍼는 없다. 일단은 국가대표팀에 뽑히는 게 순서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대회가 아니다.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의 경우 24세이하로 출전선수 나이를 제한했지만,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팀은 21~22세로 선수를 꾸렸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우선시했다. 유럽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모이는 U-17 월드컵, U-20 월드컵과 달리, 아시안게임은 스카우트들이 예의주시하는 대회는 아니다. 아무리 아시안게임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더라도 셀틱, 함부르크, 에버턴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하지만 병역특례로 유럽 진출의 걸림돌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이적시장 복수의 관계자들은 선수가 눈높이를 낮추고, 소속구단이 무리한 이적료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이번 겨울에도 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