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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뭇해보여요?' 김태형 집중관리, '애증' 김진욱도 달라질까 [김해스케치]

"흐뭇해보였나?" 애증의 김진욱, 내년엔 다를까? 김태형 감독도 '뜨거운 관심' [김해스케치]

[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내년이면 프로 4년차다. 그래도 매년 겨울 '내년엔 다를까'하고 기대감을 갖게 하는 투수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21)이다. 강릉고 2학년 때 일찌감치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이의리(KIA 타이거즈)에 한수 앞선 고교 최고의 투수로 불렸다.

2021년 2차 전체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1년 먼저 입단한 KT 위즈 소형준(3억6000만원)이나 친구 이의리(3억원)보다 높은 3억 7000만원이란 계약금에서 그를 향한 롯데의 기대감이 드러난다.

지난 3년간은 아쉬움과 실망감으로 가득했다. 기대했던 좌완 선발은 커녕 불펜에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통산 8승12패16홀드, 평균자책점 6.44를 기록중이다. 3시즌 모두 6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릴리스포인트가 흔들리면서 널뛰기하는 제구가 문제다. 실망감에 입이 '부루퉁'하다가도 불펜 피칭 때의 구위를 보면 다시 기대할수밖에 없는 투수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바쁜 일상을 소화중이다. 24일 취임식을 치렀고, 25일에는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6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라는 좌절에 직면한 어린 선수들에게 "열정적이고 할 수 있는 팀이다. 자신감을 가져라"라고 격려하면서도 "개인 감정, 행동에는 강하게 대처하는 편", "올해보다 잘할 것 같다는 막연한 착각은 절대 하면 안된다. 웨이트가 아닌 야구로 몸을 만들어오라"는 일침을 건네기도 했다.

롯데 마무리캠프는 3일 훈련-하루 휴식의 텀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첫턴만큼은 4일이다. 25일은 사실상 가벼운 훈련만 치른 뒤 해산했기 때문. 어린 투수들에겐 "캠프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불펜피칭을 소화해달라"고 코치진에게 주문한 바 있다. 1년간 쉬었을 뿐이고, 그나마도 해설위원을 했다보니 현장 감각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고.

26일 김 감독은 불펜에 장시간 머무르며 투수들을 지켜봤다. 아직 박세웅 나균안 구승민 김원중 등 주축 투수들은 합류하지 않은 상황. 장세진 이태연 홍민기 등 신예 투수들이 집중적으로 불펜투구를 소화했다. 배영수 김현욱 등 투수코치진이 김 감독을 보좌했다.

이날 훈련 도중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공이 빠른 투수들이 많다"며 미소지었다. 다만 "공이 빠른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잘 운영하려면 먼저 제구력이 돼야한다. 다만 공도 빠른데 제구까지 잡히면 더할나위없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아직 선수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진 못했다. 이름 표기가 없는 연습복 차림으로 연습중인 선수들도 많아서다.

하지만 2020년 2차 1라운더 홍민기, 2023년 2라운드 이진하를 예로 들었다. 이진하는 데뷔시즌 1군 9경기에 등판하며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홍민기는 아쉬움 속에 군대를 다녀와 올해 복귀했지만, 아직 1군 경력은 2년전 1경기 ⅓이닝이 전부인 투수다.

이날 김 감독은 불펜 피칭에 나선 김진욱에게 남다른 관심을 표했다. 불펜피칭 외에 슬라이드스텝까지 점검했다. 그는 "피치클락 때문에 슬라이드스텝을 짧게 가져가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옛 제자 이영하(두산 베어스)나 함덕주(LG 트윈스)를 예로 들며 "팔이 먼저 올라오질 못하고 몸에 끌려온다. 그러다보니 릴리스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두르지 말고)천천해 해보라"는 말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취재진에겐 "(김진욱을 보는)그 얼굴이 흐뭇해보였나?"라며 웃었다. 그의 집중조련이 김진욱의 환골탈태를 이끌 수 있을까.

김해=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