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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원정경기 때면 늘 저 자리를 꿈꿨다' 멜빈 감독, SD 단장과 안좋았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밥 멜빈 감독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떠나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우리 구단의 39대 사령탑으로 밥 멜빈 감독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한 뒤 오라클파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멜빈 감독은 등번호 6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에 응했다.

멜빈 감독은 샌디에이고와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았다. ESPN에 따르면 3년 계약으로 2026년까지 팀을 지휘한다.

ESPN은 '멜빈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원정팀 감독으로 경기를 할 때마다 적어도 한 번씩은 언젠가는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을 것'이라면서 '외야석을 달리며 맥코비 만(灣)을 바라보고 좌측 코카콜라 광고판을 향해 행운을 빌곤 했을 것이다. 마침내 그가 기다려온 순간이 왔다'고 논평했다.

멜빈 감독은 "(샌프란시스코와)경기를 할 때마다 난 더그아웃에서 상대편을 보면서 '언젠가는 그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그래도 되는 순간이다. 언젠가는 이곳에 오기를 바랐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멜빈 감독은 캘리포니아주 팔로 출신으로 샌프란시스코가 고향이나 다름없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레드우드시티에서 대학을 다녔고, 198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986~1988년까지 3년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다. 포지션은 포수.

멜빈 감독은 2003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처음 사령탑 생활을 시작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오클랜드를 거쳐 2022년부터 샌디에이고의 지휘봉을 잡았다. 통산 1517승1425패(승률 0.516)를 기록했고, 아직 리그 혹은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은 없다.

올시즌 샌디에이고는 전체 3위인 페이롤 2억5800만달러를 쓰고도 82승8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멜빈 감독이 성적을 책임지기에는 애매한 측면이 있지만, 구단 안팎에서는 AJ 프렐러 단장과 갈등이 지속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와 관련해 프렐러 단장은 ESPN에 "지난 2년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멜빈과도)좋았던 것도 있었고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분명히 발전적인 관계가 있었다고 본다. 우리는 좋은 팀이었고 성과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우리와 클럽하우스에 맞는 그런 감독을 데려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멜빈 감독과의 잡음을 인정한 것이다.

멜빈 감독은 "결국에는 없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계약의 마지막 해가 되고 말았다. 샌디에이고 구단 입장에서 그런 잡음들이 내년에도 계속된다면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역시 프렐러 단장과 오랫동안 갈등 관계에 있었음을 밝힌 것이다.

이어 그는 "모든 것들을 고려하면 이런 기회가 온 것을 난 적절하다고 받아들였다. 샌디에이고에서는 멋진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옮겨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다른 팀과의 계약이 1년 남았음에도 샌프란시스코가 멜빈 감독에 접촉할 수 있었던 것은 샌디에이고 구단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란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멜빈과 감독 자리를 얘기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샌디에이고 구단에 감사드린다. 그는 우리 팀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후보였다"고 했다.

프렐러 단장은 "다른 구단에서 인사와 관련해 허락을 구한다면 적어도 그게 누구든 모든 사람들의 이익에 부합돼야 한다. 멜빈 입장에서는 샌프란시스코 감독이라는 자리에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그 팀에서 부른다면 귀를 기울여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멜빈 감독을 떠나 보낸 샌디에이고는 이제 새 사령탑을 물색해야 한다. 라이언 플레허티 현 벤치코치와 마이크 실트 구단 수석고문이 새 감독 후보자로 인터뷰를 가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