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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최하위→준PO마저 '5실점' 난타…'비상' 꿈꿨던 포스트 김광현의 1년, 마지막까지 가혹했다 [창원리포트]

[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022년만 해도 '포스트 김광현'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의 오원석은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해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등판, 팀의 승리를 이끈 순간만 보면 '김광현의 재림'을 보는듯 했다. 21세 애송이가 베테랑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선발 한자리를 꿰차더니, 한국시리즈에서도 기적 같은 호투로 우승을 이끌었다. 데뷔 첫 우승, SSG 인수 이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올해는 역대급 롤러코스터였던 소속팀 SSG 랜더스만큼이나 급격한 곡선을 그렸다. 한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을잔치에서도 마지막까지 사령탑의 기대를 저버렸다.

오원석은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전에 선발등판, 1⅓이닝만에 5안타 3사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말 3실점에도 간판스타 최정의 만루홈런으로 단숨에 뒤집은 타선의 지원. 하지만 2회말 오원석이 끝내 무너지면서 팀의 기세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는 오원석의 데뷔 첫 가을야구였다.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맞선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 키움 에릭 요키시와의 맞대결에서 5⅔이닝 1실점 7K로 호투했다. SSG는 3차전을 따내며 우승의 토대를 다졌다.

지난해의 기대치를 뒤로 하고 부진했던 1년이었다. 시즌 첫 등판(4월4일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하며 데뷔 3년만의 첫 완투승을 기록했다.

여름에 제대로 발목을 잡혔다. 6월 15일 인천 KT전부터 8월 17일 부산 롯데전까지, 무려 10경기 연속으로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시즌 내내 과부하가 걸린 불펜이 9월 들어 무너진 책임의 일부를 피할 수 없다.

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3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반등했다. SSG가 정규시즌 마지막 순간 3위로 치솟아오른데 결정적인 공헌을 세웠다.

돌아보면 발전은 커녕 퇴보한 시즌이었다. 144⅔이닝을 투구하며 2시즌 연속 규정이닝을 달성했지만,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5,23) FIP(4.83 수비 무관 투구, 스탯티즈 기준) WHIP(이닝당 안타+볼넷 허용률, 1.57) 최다 실점(92개) 최다 자책점(84개) 최하위였다.

팀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부진에도 사령탑이 끝까지 신뢰를 버리지 않았고, 그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사실상의 풀타임 선발로 올라선지 3년차임을 감안하면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회부터 불안했다. 시작과 함께 손아섭 박민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박건우의 내야 땅볼 때 선행주자를 모두 잡는 병살타로 한숨을 돌리는듯 했지만, 마틴 권희동 서호철에게 다시 연속 3안타를 얻어맞고 기어코 3실점했다. 첫 6타자 중 5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

1회는 가까스로 3점으로 틀어막았지만, 최정의 만루포 포함 SSG가 5-3으로 뒤집은 2회가 더 실망스러웠다. 오원석은 도태훈에게 사구, 1사후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결국 노경은과 교체됐다. 이어 마틴의 역전 3점포로 두 승계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실점은 '5'로 늘었고, 소속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 패전투수의 멍에마저 뒤집어썼다.

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