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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무릎부상을 잊었다' 첫 대회에서 금메달…역사를 만든 태권청년 주정훈, 다음 타깃은 파리패럴림픽

또 새로운 길을 열어젖혔다.

한국 장애인 태권도의 현재이자 미래인 주정훈(29·SK에코플랜트)이 의미있는 첫 발을 내디뎠다. 태권도가 장애인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첫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태권도가 정식종목이 된 2020년 도쿄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딴데 이어 다시 한번 역사를 썼다.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궈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년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K44 80㎏급 결승전. 주정훈은 알리레자 바흐트(이란)와 접전을 벌여 15대13으로 이겼다.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정훈은 2018년 장애인 태권도로 전환해 2022년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했다. 75㎏급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지난 6월 세계파라태권도그랑프리에선 한국 선수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선 세계 랭킹 최상위권 선수들을 제압하고 최고로 우뚝 섰다.

주정훈은 "무릎에 큰 부상이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경기에 들어가니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힘이 센 상대를 만나 고전했지만 상대 실수를 이용해 이길 수 있었다. 파리패럴림픽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고 했다.

경기 초반 회전 발차기로 연속 5점을 따낸 주정훈은 거리를 조정하면서 달려드는 알리레자에 받아치는 발차기로 응수했다. 6-2로 앞선 경기 중반엔 오른 다리를 상대 무릎에 부딪혀 주저앉았다.

경기 종료 1분 전까지 난타전을 펼친 끝에 2점차 승리를 거둔 주정훈은 헤드기어를 벗어 던지며 환호했다.

주정훈은 카자흐스탄 선수들을 연이어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 랭킹 16위 자보라트 카지예프와 8강전에선 초반 왼발등으로 상대 오른쪽 몸통을 때리는 공격으로 선제 점수를 올린 뒤 이를 끝까지 지켜 2대0으로 이겼다.

8강전이 끝난 뒤 주정훈은 "몸이 풀리지 않았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기다. 도쿄패럴림픽에선 첫판을 지고 패자부활전으로 향했기 때문에 압박감이 있었다. 이번에는 첫 경기를 이겨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이다"고 했다.

준결승에선 세계 2위 누르란 돔바예프를 17대1로 가볍게 눌렀다. 상대 다리를 맞춰 1점 페널티를 받은 뒤 오른발로 몸통을 정확히 때려 역전에 성공했다.

김예선 대표팀 감독은 "기량은 원래 뛰어난 선수라 대화를 통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종주국으로서 첫 금메달을 따내 의미가 더 깊다"고 했다.

항저우(중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항저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