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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보다 화나는 수비 기본기 망각+실책, 아직 시즌 안끝났어요[잠실 리포트]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공교롭게도 트레이드 이후 1승13패. 이 성적표를 어떻게 봐야 할까.

키움 히어로즈가 또 패했다. 키움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에서 8대17로 완패를 당했다. 손쓸 틈도 없는 패배였다.

물론 경기 전부터 전력 차가 났다. 키움은 고졸 신인이자 얼마전 트레이드를 통해 데리고 온 만 19세 김동규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LG는 올 시즌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는 임찬규가 맞선발로 나섰다. 리그 최고의 견고한 타선을 갖추고 있는 LG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는 고졸 루키. 누가 봐도 경기전부터 LG쪽으로 전세가 기울어져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경기 내용이었다. 김동규는 1회에 흔들렸지만 꾸역꾸역 2실점으로 막아냈고, 이후 타선이 2-2 동점을 만드는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그 이후 다시 폭투에 볼넷, 타구 판단 실패, 순간의 판단 미스로 내준 더블 스틸까지. 수비에서도 여기저기 구멍이 많았고 결국 대량 실점을 막지 못했다. 키움은 김동규가 물러난 이후 두번째 투수 양현이 올라와 추가점을 더 내줬고, 3회말에 이미 2-12까지 점수 차가 벌어져 있었다. 그 이후에도 점수는 나왔지만 사실상 추가 득점의 의미가 없는 경기였다. 이미 벌어진 차이가 너무 컸다.

시즌 초반부터 각종 악재로 고민이 컸던 키움은 지난 6월말 5위권까지 치고 올라가는 등 희망을 보였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올 시즌 처음으로 꼴찌인 10위까지 떨어진 키움은 이제는 탈꼴찌를 걱정해야 하는 위치까지 왔다.

최근 10경기 1승9패. 특히 지난 7월 29일 오전 선발진의 핵심 투수 중 한명인 최원태를 트레이드 시킨 이후 14경기에서 1승13패에 그치고 있다. 지금 키움의 부진이 단순히 최원태 한명이 빠진 영향이 100%라고 할 순 없지만, 그 시기를 기점으로 전체적인 사기가 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공격의 핵심인 이정후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됐고, '에이스' 안우진도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없는데 이와중에 기본기마저도 흔들리면서 키움의 야구는 흔들리고 있다. 최근 키움 선수단 전체의 플레이를 보면 마치 순위가 모두 결정되고, 정규 시즌 종료 직전 승패와 무관한 경기를 하는 것 같다.

2018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물론이고, 이제 꼴찌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키움이 가장 최근 리그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것은 2011시즌(당시 8개팀 중 8위)이다.

순위와 무관하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이날 잠실구장은 폭염에도 3루측 원정 응원석에 키움의 저지, 응원봉을 들고 찾은 관중들이 꽤 많았다. 3루 내야 상하단을 거의 다 채울 정도였다. 하지만 너무 빨리 무너지는 경기를 보여주면서 팬들도 허망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