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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다이렉트 퇴장 2회, 2연속 서울전 극장 동점골, '갓기동' 믿음으로 다시 태어난 포항 하창래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센터백 하창래(28)는 프로 데뷔 이후 6년 만에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많다.

가장 먼저 한 시즌 두 차례나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지난 3월 11일 대전 원정에서 전반 34분 만에 퇴장을 당했다. 평범한 상황에서 볼을 놓쳐 위험한 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줬는데 주심의 VAR(비디오 판독) 온필드 리뷰를 통해 카드 색깔이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다행히 포항은 이 경기에서 수적열세에도 불구하고 0대0으로 비겨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두 번째 다이렉트 퇴장은 지난달 12일 수원 원정이었다. 후반 12분 상대 공격수 전진우의 단독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고, VAR 판독을 통해 퇴장을 당했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단 한 차례도 퇴장 당하지 않았던 터라 한 시즌 두 번이나 레드 카드를 받는 건 하창래에게 익숙한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히 이 경기도 1대1 무승부를 거둬 승점을 잃지 않았다.

하창래는 "프로에 와서 다이렉트 퇴장을 두 번이나 받은 건 처음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직접 감독님 방에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기력이나 이런 상황을 두고 이야기했다. 감독님께서도 직접 와줘서 고맙다고 하셨다"라고 밝혔다.

하창래는 '갓기동' 김기동 포항 감독의 믿음 속에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랜트와 주전 센터백으로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과시하다 한 번씩 큰 실수를 저지른다. 주전 센터백으로 활용돼도 무방한 박찬용이 하창래 대체자로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도 김 감독은 하창래의 퇴장 징계가 풀리면 하창래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 있다. 하창래는 "지금 (박)찬용이나 그랜트가 잘하고 있는 상황에서 퇴장을 당하고 돌아온 선수를 기용하는데 고민이 많으셨을 것이다. 감독님께선 나를 믿어주셨다.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에 대한 보답은 역시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줘야 한다. 하창래는 퇴장도 두 번 당했지만, 포항도 두 번 살렸다. 그것도 FC서울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지난 6월 11일 서울 원정에서 0-1로 뒤진 경기 종료 직전 백성동의 코너킥을 헤대로 마무리했다. 지난 4일 서울 원정은 이전 경기와 데칼코마니였다. 1-2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김인성의 코너킥을 이호재가 헤더로 연결한 볼을 하창래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서울 킬러'였다. 하창래는 "공교롭게 (김)승대형이 나가면서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지난 서울전처럼 또 주장 완장을 차고 골을 넣었다. 완장이 채워지는 순간 지난 경기가 생각이 났고, 그 장면(득점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결과로 이어져서 신기하고 뿌듯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동료들이 서울을 상대로 자주 골을 넣으니 '서울 가는 것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를 하더라. 서울전 2골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수비적으로 더 안정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