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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 PSG, 엔리케 감독과 2년 계약, 이강인 PSG행 '오피셜만 남았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 오피셜만 남았다.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행, 마지막 퍼즐까지 채웠다. 파리생제르맹이 마침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선임했다. 파리생제르맹은 5일(한국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역사적인 11번째 리그1 우승에 기여한 그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엔리케가 파리생제르맹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엔리케 감독은 훌륭한 우승 경력과 국제적 명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엔리케 감독은 "파리에 입성해 매우 기쁘다.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벌써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엔리케 감독의 부임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지난 달 30일 자신의 SNS에 '파리생제르맹이 엔리케 감독과 계약을 체결할 준비가 마쳤다. 엔리케 감독은 2년 계약에 합의했다. 그들은 2주 전 최종 프로젝트에 동의했다. 엔리케 감독의 계약은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이 팀을 떠나는 합의를 마치는데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here we go'까지 남겼다. 갈티에 감독은 인종차별 문제까지 엮여 있어, 파리생제르맹과 동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갈티에 감독과 결별한 파리생제르맹은 빠르게 엔리케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거머쥐긴 했지만, 목표인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한 파리생제르맹은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섰다.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는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었다. 협상을 펼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음 후보가 엔리케 감독이었다.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스페인 대표팀에서 물러난 엔리케 감독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토트넘, 첼시 등 다양한 클럽과 연결됐던 엔리케 감독은 파리생제르맹의 손을 잡았다.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모두 뛴 엔리케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셀타비고에서 가능성을 보인 엔리케 감독은 2014년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2014~2015시즌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스, 이른바 MSN라인을 앞세워 트레블을 달성했다. 두번의 리그 우승과 3번의 코파델레이, 1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며,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었다. 2018년부터는 스페인 대표팀 감독직에 올라 카타르월드컵에서 성적부진으로 물러날때까지 팀을 이끈 바 있다.

엔리케의 파리생제르맹 부임이 확정되며,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행은 오피셜만을 남긴 분위기다. 프랑스 언론에서는 엔리케 감독 선임이 발표되면 차례로 그간 협상했던 선수들이 발표될 것이라 전망했다. 로마노 역시 '파리생제르맹이 이강인을 포함해 뤼카 에르난데스, 마누엘 우가르테, 마르코 아센시오, 밀란 슈크르니아르, 셰어 은두어 영입을 확정지었다'고 전한 바 있다. 르 파리지앵도 '엔리케 감독이 부임 전부터 파리생제르맹 업무를 같이했다. 새로운 선수의 영입 승인도 엔리케 감독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합의는 이미 끝났다. 4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르카의 후안미 산체스는 '이강인 이적에 대해 마요르카와 파리생제르맹이 전면 합의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걸렸던 이번 협상이 완료되며, 몇시간 안에 공식화될 예정'이라고 했다. 로마노도 2일 자신의 SNS에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 이적에 포함된 모든 협상 주체들이 조만간 딜이 완료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메디컬테스트는 이미 완료됐고, 두 구단 사이 구두 합의가 됐다. 사인만 기다리면 될 것'이라고 했다. 로마노는 이전에도 '파리생제르맹이 이강인과 장기 계약에 대한 완전한 구두 합의에 도달했다. 이강인은 메디컬 테스트의 주요 파드를 이미 완료 했다. 파리생제르맹은 마요르카와 계약 방식에 대한 최종 세부 사항을 정리하고 있다. 그러고 난 다음 'here we go'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here we go'는 로마노의 트레이드마크로, 사실상 오피셜을 의미한다.

파리생제르맹행 소식은 이강인에 대한 보도를 여러차례 해온 릴레보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로부터 출발했다. 모레토 기자는 13일 '이강인의 미래는 스페인 밖에 있다. 행선지로 파리생제르맹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파리생제르맹은 몇달 동안 이강인의 상황을 팔로우했다'며 '파리생제르맹과 마요르카 간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 선수와의 개인 합의는 이미 이루어졌다. 보너스 조항 등 세부사항을 끝으로 이적을 마무리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같은 날 마르카 역시 파리생제르맹을 언급했다. '이강인이 마요르카에 잔류할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몇몇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최근 파리생제르맹도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루이스 캄포스 파리생제르맹 단장이 이강인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 파리생제르맹은 1군과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보장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 후 프랑스 쪽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프랑스 '레키프'와 'RMC스포츠' 등이 앞다퉈 이강인이 파리생제르맹 이적에 임박했다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레키프는 '파리생제르맹이 이강인 영입에 몇 주간 공을 들였으며, 한국 대표팀 일정을 끝마치는대로 2027년까지인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레키프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번 주 파리에서 메디컬테스트까지 마쳤다. 마요르카를 떠나 A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파리를 경유해 이적의 마지막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레키프는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 이적이 "시간문제"라고 표현했다.

빠르게 마무리되는 듯 했던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행은 암초를 맞았다. 이적료 때문이었다. 스포르트는 '파리생제르맹이 마요르카와 여전히 협상을 펼치고 있지만, 이적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마요르카는 이강인의 가치를 2200만유로 정도로 평가하고 있지만, 파리생제르맹은 1500만유로 이상을 쓸 생각이 없다'고 했다. 콰레즈 기자도 '파리생제르맹이 2000만~2500만 유로 정도 되는 이적료를 낮추기를 원하고 있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게 사실이지만, 모든 이적이 확정된 건 아닌 이유'라고 한 바 있다.

옹즈 몽디알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매체는 '파리생제르맹이 아직까지 이강인의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았다. 이강인의 이적이 확실하게 해결된 것처럼 보였지만, 파리생제르맹의 경영진은 이적을 성사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리생제르맹은 여전히 마요르카가 제안한 이적료를 지불하기를 꺼리고 있다. 파리생제르맹은 2000만~2500만 유로 정도 되는 이강인의 이적료를 낮추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마요르카가 높은 이적료를 고수한 이유가 있다. 셀온 조항 때문이었다. 이강인은 2021년 여름 정든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당시 막장 운영을 이어가던 발렌시아는 마르쿠스 안드레를 영입하며 논EU 쿼터가 필요했고, 놀랍게도 애지중지 키운 이강인을 계약해지했다. 이강인은 이적료 없이 마요르카로 향했고, 그러면서 추후 이적시 이적료 일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삽입했다. 이는 이강인에게 엄청난 이득으로 돌아왔다.

산체스는 '마요르카는 2200만유로의 이적료를 받게 될 것이다. 이 중 20%는 이강인의 금고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이강인은 마요르카로 이적하며 계약 보너스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래의 이적료 중 일부를 확보하기로 했다. 마요르카는 1700만유로 정도를 벌어들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요르카에서 연봉 7억원도 되지 않는 헐값에 뛰었던 이강인은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며 대폭 오른 연봉에, 이번 보너스, 한화 70억원 정도를 손에 넣는 '대박'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올 여름 '핫매물' 중 하나였다. 이강인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6경기(선발 33회)에서 2840분을 뛰며 6골-6도움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 라리가 첫 두자릿수 공격포인트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이달의 선수, 올해의 팀 후보에 올랐다.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그 자체만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푸스카스상을 받은 손흥민의 번리전 골이 연상되는 환상골을 터뜨린 후에는 라리가 30라운드 베스트골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역시 한국 선수 최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무려 90번의 드리블 성공을 기록하며, 유럽 5대 리그 중 드리블 성공 4위에 올랐다. 라리가로 한정하면 '드리블왕'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 이어 2위다. 성공률을 보면 얘기가 또 달라진다. 압도적 1위다. 천하의 리오넬 메시가 50%인데, 이강인은 68%에 달한다. 키패스, 기회 창출 횟수 등도 리그 정상권에 올랐다. 이강인의 활약 속 마요르카는 9위에 올랐다. 당초 강등권 후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마요르카 언론은 올 시즌 이강인을 '마요르카의 핵심 이자 대체 불가 선수'라고 평가하며 시즌 평점 '10점 만점'을 줬다. 마르카는 판타지 포인트 기준 라리가 베스트11, 올 세컨드팀에 해당하는 실버 일레븐, 최우수 미드필더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애스턴빌라, 맨유, 뉴캐슬, 번리, 울버햄턴, 브라이턴, 라리가의 레알 베티스, 세리에A의 AC밀란, 나폴리 등의 구애를 받았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는 지난 1월이적시장부터 연결됐다. 당시 마요르카의 반대로 잔류한 후 여름이 다가오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구애는 거셌다. 하지만 금액 문제로, 관심→철회→제안→협상 난항 등 드라마에 가까운 스토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12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마요르카와 협상에 실패한 후, 아틀레티코행 가능성이 사실상 99.9% 사라졌다는 보도가 이어진 뒤, 행선지는 파리생제르맹으로 급선회 했다.

엔리케 감독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스페인식 축구를 펼치는 감독이다. 이강인에게는 익숙한 토대다. 기술이 좋은 이강인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미 스페인 언론에서는 이강인을 확실한 주전으로 분류하는 모습이었다. 프랑스의 풋볼01은 '파리생제르맹이 다음 시즌을 위한 윤곽을 그리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베스트11을 기대하고 있다. 엔리케 감독이 부임한다면 새로운 팀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스페인 언론 마르카의 보도를 인용해 다음 시즌 파리생제르맹의 예상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강인은 마르코 베라티, 베르나르두 실바와 함께 중원에 자리할 것이라 전망했다. 메짤라 역할을 예상했다. 파리생제르맹은 네이마르-음바페-아센시오로 이어지는 스리톱에 이강인-베라티-실바 허리진, 아치라프 하키미-마르퀴뇨스-뤼카 에르난데스-누노 멘데스의 포백을 구성할 전망이다. 골문은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지킨다.

엔리케 감독 부임으로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