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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꼰대 되기 싫어'..김철규 감독 택한 '트렌디' 시리즈, '셀러브리티'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꼰대'가 되기 싫었다는 김철규 감독의 선택은 트렌디 드라마 '셀러브리티'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김이영 극본, 김철규 연출)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박규영)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이후 촘촘한 스토리와 소름돋는 반전 엔딩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김철규 감독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셀러브리티'를 만나고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마더', '황진이', '악의 꽃' 등 주로 무거운 작품을 연출해왔던 김철규 감독은 "가볍고, 트렌디하고, 경쾌하고, 화려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건 차에 '셀러브리티'를 만나게 됐다고 했다. 김 감독은 "화려하고, 사치스럽고, 일정 부분은 조금 막장스럽기도 한, 그런 드라마를 해보는 것도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셀러브리티'는 말 그대로 인스타그램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다. 현재 뒷광고, 폭로 등 SNS 스타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는 호평까지 얻어낸 바. '셀러브리티'를 연출하기 전까지는 SN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던 김 감독은 "'피드', '언팔', '맞팔' 같은 모르는 용어들이 많았다. 처음엔 '이게 뭔 말이야' 했고, 인터넷을 뒤져서 용어를 찾아보고, SNS 활동을 하는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가며 공부했다. 어떤 면에서는 모르고 살아도 불편이 없고, 저도 사실 그렇게 살아왔다. 이 작품을 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는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인데, 이게 내 취향이 아니야. 안 써'해버리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 고민했다. 최소한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이 빠져있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김철규 감독은 '셀러브리티' 연출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는 설명. 김 감독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을 외면하는 순간 '나와는 안 맞는다'고 하는 순간 자칫하면 꼰대가 되기 쉽고, 올드해지지 않나. 창작을 하는 크리에이티브를 지켜야 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올드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하던 방식에 빠져서 시야를 넓히지 못하고, 자기가 좋아했던 것에만 함몰돼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도태될 위험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면에선 연출자로서 더 오래 일을 하고 싶어서 이런 경험에 도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셀러브리티'를 연출하며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기도 했다고. 이에 15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했다며 "K는 달았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사진을 올리며 '이런 것도 올려야 하나?' 고민하는 것들도 있다. 인스타그램이 가진 무수한 순기능도 있다. 좋은 점들도 많고, 인스타그램에서 동물권 단체 카라, 그린피스 같은 환경 보호 단체를 보기도 한다. 취향으로 음악이나 오디오를 검색해보고 있다. 역기능으로는 이 드라마에서 다뤘던 것들이 있지 않나. 쉽게 말해 과시욕이나 탐욕, 관음증 등 이런 부분을 건드리는 지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셀러브리티'를 통해 김 감독은 연출의 새로운 장을 연 느낌. 김철규 감독은 "'셀러브리티'는 많은 분들이 제가 연출을 한다는 점에서 궁금해해주신 작품이다. 제 전작을 보신 분들은 이런 트렌디한 대본을 어떤 컬러, 영상으로 녹여낼지 궁금해하시더라. 제 방식대로 제가 하고 싶은,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낸 것 같다. 어떻게 봐주실지는 하늘에 맡겨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