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코치진 개편, 정성종 151㎞ 깜짝 호투에도… 원태인 시즌 최다이닝 5승째, 돌아온 오재일 추격타+이재현 역전 투런포...삼성 5연패 후 2연승, 롯데 아쉬운 3연패[부산리뷰]

[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한 롯데 자이언츠와가 클래식 시리즈 첫 경기에서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2연패를 끊었다.

롯데는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중 첫 경기에서 9회말 터진 유강남의 끝내기 투런홈런에 힘입어 5대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한 롯데는 불리한 선발 매치업 속에서도 선발 정성종의 깜짝 호투를 발판으로 불펜을 총동원 하는 포기 없는 승부로 재 역전승을 이뤄냈다.

2-3으로 뒤진 9회말 롯데는 볼넷 2개로 만든 1사 1,3루에서 안치홍의 동점 땅볼에 이은 2사 1루에서 유강남이 이승현의 변화구를 당겨 좌측 담장을 넘는 굿바이 홈런으로 빗 속에 경기를 끝까지 지켜본 1만1654명의 사직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지난 주 5연패 후 일요일인 25일 SSG전에서 승리한 삼성은 시즌 최다 8이닝을 소화한 원태인의 2실점 호투 속에 3-2로 앞섰지만 마무리 좌완 이승현의 블론 세이브로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분위기 쇄신 차원의 코칭스태프 변화", "돌아온 오재일, 중요한 역할 해줄 것"

경기 전 앞둔 1루측 덕아웃. 롯데 분위기는 어수선 했다.

이날 오전 '항명' 보도 파문 탓에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일관되게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변경했다"며 항명을 부인했다. "성장해야 될 부분이 있다. 공격 파트에서도, 불펜 파트에서도 4월 5월에 좋았던 부분이 안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확실히 성장이 필요하다"고 전담 코치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롯데는 이날 항명 보도 직후 코칭스태프 보직 이동을 발표했다. 박흥식 수석 겸 타격코치가 타격 메인 코치를 맡고, 이종운 퓨처스 감독이 수석코치로 올라왔다. 배영수 코치가 이종훈 수석코치가 비운 2군 총괄을 맡는다. 배영수 코치가 맡았던 1군 투수 메인 코치 자리는 김현욱 컨디셔닝 코치가 담당한다.

롯데는 고승민 윤동희 전준우 렉스 안치홍 유강남 박승욱 김민수 황성빈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은 2018년 프로 데뷔 첫 선발마운드에 오르는 우완 정성종이었다.

삼성은 이날 주포 오재일과 불펜 핵 우규민이 돌아왔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오재일에 대해 "표정도 밝고, 자신도 있다고 하더라"며 "새로운 모습의 오재일 선수를 기대한다"고 했다. 바로 5번 1루수에 배치됐다.

삼성은 김현준(중견수) 김지찬(2루수) 피렐라(좌익수) 강민호(포수) 오재일(1루수) 강한울(3루수) 조민성(지명타자) 류승민(우익수) 이재현(유격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은 시즌 4승째에 도전하는 원태인이다.

▶원태인에 밀릴 거라고? 천만의 말씀...정성종의 4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

초반은 원태인에 밀릴 거라 생각했던 6년 차 우완 파이어볼러 정성종의 깜짝 호투가 롯데에 리드를 안겼다.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한 에이스 나균안 대체선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고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섰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경기 전 "40~60구를 예상한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서 싸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성종의 장점은 150㎞에 달하는 빠른 공과 제구력이다.

사령탑 기대대로 정성종은 최고 151㎞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 투심 등을 섞어 4이닝 동안 2안타 4사구 2개, 4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롯데는 1회말 2사 1루에서 터진 잭 렉스의 투런홈런으로 먼저 앞서 갔다. 지난 4월27일 한화전 이후 61일 만에 터뜨린 시즌 3호 투런홈런. 초반부터 빠른 볼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선 롯데의 전략이 성공하는 듯 했다.

예정 투구수 61구가 되자 롯데 불펜은 플랜대로 정성종을 내리고 2-0으로 앞선 5회부터 불펜을 빠르게 가동했다. 원태인 대 불펜 싸움 구도가 됐다.

▶오재일의 추격 적시타 vs 전준우의 뼈 아픈 병살타→이재현의 역전 투런포

박빅의 흐름. 추격점수냐 추가점수냐가 승부를 가르는 상황이었다.

삼성이 0-2로 뒤지던 6회초 부터 추격을 시작했다. 김자찬 강민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오재일이 세번째 타석에 섰다. 롯데 벤치가 분주해졌다. 진승현 한현희에 이어 6회에만 세번째 투수 좌완 김진욱을 올렸다.

투구에 스윙궤적을 맞춰 올라온 오재일은 두번째 타석에서 이미 우익수 펜스 앞 깊숙한 타구로 감을 살려둔 상태. 조심했어야 했다. 1B1S에서 바뀐 김진욱의 122㎞ 커브를 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뜨렸다. 2루주자 피렐라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천금 같은 추격의 적시타로 1-2 한점 차 추격.

1회 2득점 이후 침묵하던 롯데는 6회말 황금찬스를 잡았다. 1사 후 고승민의 좌중간 2루타에 이어 윤동희의 중전안타로 1사 1,3루.

타석에는 원태인 천적 전준우가 섰다. 원태인 상대 통산 3할8푼6리(44타수17안타)의 타율에 4홈런으로 롯데 타자 중 가장 강한 타자. 볼카운트도 2볼로 몰렸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원태인이 빠른 공으로 승부를 걸었다. 전광판에 149㎞ 찍힌 살짝 높은 공. 배트가 먹혔다. 유격수 앞 땅볼. 2루를 거쳐 1루로 전달됐다. 롯데로선 뼈 아팠던 병살타.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사직에 내린 갑작스러운 빗줄기, 젖은 그라운드는 삼성 편인듯 했다

추가 실점을 막아낸 삼성의 7회초 공격에 앞서 사직구장에는 제법 많이 비가 뿌렸다.

장마철 오락가락 하는 날씨 탓. 1만1654명의 관중이 급히 대피 하거나 우산을 쓰고 경기를 지켜봤다. 비에 젖은 그라운드. 삼성 공격에 행운이 따랐다. 선두타자 조민성이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김상수의 144㎞ 몸쪽 직구를 쳤다. 빗맞은 땅볼 타구가 젖은 그라운드에서 스피드를 붙여 유격수 옆을 빠져나갔다.

류승민 삼진으로 1사 1루. 첫 타석에서 왼쪽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로 심상치 않은 장타감을 과시했던 이재현이 김상수의 2구째 125㎞ 포크볼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110m를 비행해 관중석으로 사라진 시즌 7호 역전 투런포가 됐다.

▶원태인 vs 7명의 롯데 투수, 롯데의 빠른 공략은 정답이 되지 못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통산 최다 이닝 타이이자 올시즌 최다인 8이닝 동안 6안타 무4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13번째 선발 등판에서 8번째 퀄리티 스타트. 복귀전이었던 21일 키움전 7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긴 이닝을 소화한 데는 롯데의 빠른 공격 전략이 도움을 줬다.

롯데는 초반 원태인 공을 1,2구 이내에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그 덕분에 원태인은 1회를 7구, 2회를 5구, 8회를 8구, 4회를 9구 만에 마쳤다. 4회까지 투구수 29구. 5회를 단 45구 만에 마쳤다.

1회 렉스에게 허용한 투런홈런이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해준 약이 됐다. 원태인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롯데 투수 7명(정성종 심재민 진승현 한현희 김진욱 김상수 구승민)의 1대7 싸움을 이겨내고 승리투수가 될 뻔 했다.

하지만 3-2로 앞선 9회 좌완 이승현이 마운드를 동점에 이어 유강남에게 역전 투런을 허용하며 시즌 4승째를 미뤘다. 롯데는 선발 정성종의 깜짝 호투 속에 마무리 김원중까지 7명의 불펜을 총동원한 보람을 9회말에 만끽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