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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전성기가 찾아왔다…'인간 승리' 아이콘, 이런 필승조 또 없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나이 마흔이 다 돼서 전성기가 찾아왔다. 주춤하되 무너지지 않는다. 2년째 SSG 랜더스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다.

노경은은 24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구원승을 거뒀다. 등판 직후 첫 타자 강민호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3명의 타자를 침착하게 처리했다. 강한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김태군을 유격수 땅볼로, 이재현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SSG 타선이 7회말에 무려 6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내면서 최종 스코어 13대10으로 승리했고, 노경은은 구원승을 챙길 수 있었다.

불펜에서만 벌써 6승을 거둔 노경은이다. 시즌 홀드는 16개로 리그 전체 1위다. KT 위즈의 핵심 불펜 박영현(13홀드)과 '홀드왕' 출신 LG 트윈스 정우영(11홀드) 등 보다도 경쟁에서 앞서있는 노경은이다.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은 일찌감치 넘어섰다. 종전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는 2012년과 2022년에 기록한 7홀드였다. 올해는 벌써 2배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그만큼 지금 SSG 불펜에서 노경은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알려진대로 그의 선수 인생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롯데 자이언츠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사실상 실패로 마친 후 현역 은퇴 위기에 몰려있다가 SSG에서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SSG에서의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노경은은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대반전을 일궈냈다. 시즌 초반 대체 선발로 활약한 후 중반 이후부터는 필승조로 역할을 100% 해냈다. 김원형 감독이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불펜 요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가 지난해 12승을 거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40세가 다 된 나이에 자신의 전성기를 새로 연 셈이다.

작년의 활약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노경은은 올해 직접 보여주고 있다. 박빙의 승부처에 주로 나오다 보니, 안타를 맞는 날도, 실점을 하는 날도 있지만 흔들리되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마무리 서진용의 앞에서 가장 큰 힘을 보여주고 있는 최고참 투수이자 필승조 핵심이다.

언제나 성실한 그의 훈련 태도와 자세는 투수조 후배들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김원형 감독은 노경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손사레를 칠 정도다. 불혹을 넘긴 선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인간승리의 아이콘' 노경은이 보여주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