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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2030년 월드컵 유치전 철수, 이유는 '슈퍼스타' 영입에 흥청망청 쓰는 돈 때문?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2030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발을 뺐다.

23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사우디, 그리스 그리고 이집트가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후보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의 공동 입찰에 대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올해 초 그리스와 이집트에게 2030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데 동의할 경우 축구 경기장 등 인프라 건설비 전부를 대겠다고 개인적으로 약속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지난해 여름 만난 자리에서 사적 대화를 나누면서 수십억유로의 건설비 부담을 제안했다. 단 그리스와 이집트의 개최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대신 48차례의 축구 경기의 75%를 사우디에서 개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이 폭로되면서 사우디가 막대한 오일머니를 활용해 월드컵 개최권을 매수하려 시도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사우디-이집트-그리스는 유치전에서 앞서나가는 모습이었다. 경쟁국은 유럽의 스페인, 포르투갈, 우크라이나와 남미의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칠레 등이 경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이집트가 공동 개최 유치전에서 발을 빼자 사우디도 월드컵 유치를 포기했다.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사우디가 이집트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며 "사우디 축구 지도자들이 최근 그리스와 공동 유치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에는 유럽에서 유치할 차례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월드컵 유치를 철회한 이면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사우디가 월드컵 공동 유치를 취소할 계획이라는 소식은 최근 이적시장에서 흥청망청 돈을 쓴 후에 나온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국가의 공공 투자 기금이 소유한 몇몇 클럽들은 유명한 선수들을 킹덤으로 데려오는 데 큰 돈을 썼다"고 설명했다.

현재 빈 살만이 운영하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은 자금 규모 6000억달러(약 784조원)로 알 나스르, 알 힐랄, 알 이티하드, 알 아흘리의 지분 75%를 보유하면서 사우디리그에 타 선수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데려오고 있다. 최소 4팀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PIF가 '중앙집권식' 방식으로 영입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 셈이다. PIF는 4개 구단과 계약해 팀당 3명씩 총 12명의 세계 정상급 선수를 사우디리그로 데려올 계획이다. 사우디 국영 통신사 SPA는 "사우디리그를 세계 10대 리그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