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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거짓말 안해' 시즌 반환점도 안돌았는데, 오타니 WAR 완전 접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22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프리웨이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5안타 2볼넷 12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패전을 안았지만, 그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날 오타니는 올시즌 5번째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본래의 구위를 회복했음을 알렸다.

경기 후 오타니는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다. 올시즌 들어 마운드에서 가장 편안했다. 오늘 컨디션을 어떻게 지속하느냐, 그게 관건인데 매일매일 그런 컨디션을 지키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내준 1실점은 좌타 거포 프레디 프리먼에게 4회초 내준 중월 솔로홈런이다. 2구째 85마일 커터가 바깥쪽에서 가운데로 살짝 쏠리면서 프리먼의 정확한 타격에 걸렸다.

오타니는 "좀더 낮게 들어가서 헛스윙을 유도했어야 한다. 훌륭한 타자한테 그 정도의 높이로 들어가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면서 "게임 플랜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는데, 타자들도 각자의 성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마운드에서 편안했고, 더 많은 직구를 던지게 됐다"고 밝혔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는 오늘 대단했다. 엄청난 투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프레디는 몸을 살짝 내밀어 백도어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릴 정도로 영리했다. 그가 왜 훌륭한 타자인지 알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오타니는 상위 타순을 잘 처리해 나갔다. 전체적으로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는 오타니의 생애 첫 다저스전 등판이었다. 에인절스 투수가 다저스를 상대로 삼진 12개를 잡아낸 건 오타니가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2015년 9월 10일 가렛 리차즈가 기록한 11탈삼진. 오타니가 12탈삼진을 올린 것은 시즌 2번째, 통산 6번째다.

최근 6경기 선발등판서 평균자책점 3.00을 마크, 4월 말~5월 중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12를 마크했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에인절스는 올해 오타니가 등판한 15경기에서 10승5패를 마크했다. 사실 이날 본인을 포함한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을 뿐이지, 올시즌 자신의 '톱3'에 포함될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투수' 오타니의 시즌 성적은 6승3패, 평균자책점 3.13, 117탈삼진, WHIP 1.04, 피안타율 0.179, 89이닝이다. AL에서 평균자책점은 9위, 탈삼진 2위, WHIP 6위, 피안타율 1위다. 다승을 제외한 투수 주요 부문 순위를 모두 10위 이내로 끌어올린 것이다.

'타자' 오타니는 이미 정상에 등극했다. 타율 0.292(284타수 83안타), 24홈런, 58타점, 49득점, 10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616, OPS 0.993을 기록했다. 양 리그를 합쳐 홈런, 타점, 장타율, OPS 1위다.

올해도 투타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오타니는 WAR서 압도적인 1위다. 베이스볼레퍼런스 WAR(bWAR)은 5.1(타자 2.8, 투수 2.3)로 2위 시카고 컵스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4.0)에 1.1이나 앞섰다.

팬그래프스 WAR(fWAR)은 4.5(타자 2.9, 투수 1.6)로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외야수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3.4)에 역시 1.1이 높다. 시즌 반환점을 돌지도 않았는데, WAR 차이가 1 이상이라는 건 그만큼 독주 체제라는 소리다.

작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역사적인 62홈런을 앞세워 bWAR 10.6, fWAR 11.5로 2위 오타니(bWAR 9.6, fWAR 9.5)를 제치고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AL MVP 투표에서 1위표를 저지가 28명, 오타니가 2명으로부터 얻은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2021년 오타니는 bWAR 8.9, fWAR 8.0으로 양 리그 합쳐 1위를 차지하며 만장일치로 MVP에 올랐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오타니는 올시즌 bWAR 10.9, fWAR 9.6을 마크한다. 둘 다 자신의 커리어하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페넌트레이스 45.9%를 치른 현 시점서 MVP는 누가 뭐래도 오타니다.

한편, MLB.com이 23일 발표한 '타자 파워랭킹(Hitter Power Rankings)'에서 오타니는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매체는 '오타니는 4월 중순 이후 이 랭킹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6월 들어 18경기에서 타율 0.377, 출루율 0.476, 장타율 0.884, 9홈런, 20타점을 올리며 선정 위원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의견으로 올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