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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신태용'도 A대표팀 감독 부임 4G 연속 무승이었다, 클린스만 9월 유럽원정서 첫 승 가능할까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점점 미소를 잃고 있다. A대표팀 부임 이후 첫 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후임으로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지휘한 네 차례 A매치에서 2무2패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콜롬비아와 2대2로 비겼고, 우루과이에 1대2로 패했다. 지난 16일에는 페루에 0대1로 패한 바 있다.

사실 콜롬비아와 우루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보다 높은 팀이었다. 무엇보다 제대로 선수를 관찰하지 못한 채 A대표팀을 처음 지휘한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 상대치곤 강팀이었다. 그래도 당시에는 한국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기적의 16강 진출을 이룩했던 멤버가 건재했다. 특히 우루과이는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붙어 0대0으로 비겼던 팀이라 자신감도 있었다.

사실 6월 A매치도 '허니문' 기간이긴 했다. 변수도 넘쳤다. 이번 소집에선 멤버들이 나뉘었다. 같은 기간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아시안게임대표팀도 소집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 감독도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9월에도 계속 대화할 것이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지금은 아시안게임대표팀에 가 있지만 나중에는 A대표팀 엔트리에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선홍호에서 클린스만호에 충분히 뽑힐 만한 선수들은 정우영 뿐만 아니라 엄원상(울산) 송민규(전북) 고영준(포항)도 있다.

게다가 핵심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철기둥' 김민재(나폴리)는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논산훈련소에 입소했고,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스포츠 탈장 수술 이후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었다.

이유가 어찌됐든 클린스만 감독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했다. 특히 지난 20일 충돌한 엘살바도르는 FIFA랭킹 75위였다. 3월 충돌했던 팀보다는 상대적으로 약체였다. 지난 15일에는 전반 3분 만에 퇴장당한 변수 때문에 일본에 0대6으로 패했다. 한국 축구의 2023년 A매치 첫 승이자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그런데 페루전과 엘살바도르전에서의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클린스만 감독처럼 역대 A대표팀 사령탑 중에서 부임 이후 4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던 감독이 있었을까. 2000년대만 따져도 두 명이 있었다. 홍명보(현 울산 감독)와 신태용(현 인도네시아대표팀 감독)이었다.

2013년 6월 24일부터 A대표팀을 이끌었던 홍 감독의 데뷔 무대는 2013년 7월 한국에서 열였던 동아시안컵이었다. 당시 호주, 중국, 일본을 상대로 2무1패를 기록했다. '숙적' 일본에는 1대2로 패했다. 이어 8월 페루를 초청했는데 0대0으로 무승부를 거두고 말았다. 홍 감독의 A대표팀 감독 부임 첫 승은 다섯 번째 A매치에서 이뤄졌다. 남미 아이티를 상대로 4대1로 승리했다. 다만 아이티는 당시 FIFA랭킹 74위였다.

신태용 감독도 2017년 7월부터 A대표팀을 지휘한 뒤 4경기 연속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신 감독은 절체절명의 시점에서 A대표팀을 떠안았다. 한국 축구와 선수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를 보였던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물러나고 지휘봉을 잡았는데 하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두 경기 남겨둔 시점이었다. 부담감이 상당했다. 그래도 결과는 얻어냈다.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두 차례 최종예선을 나란히 0대0으로 비겼고, 이후 치러진 유럽 원정에서도 러시아와 모로코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11월 A매치 때 콜롬비아를 초청해서야 2대1로 승리할 수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첫 승의 길은 험난하다. 다음 소집이 9월인데 A매치는 유럽 원정에서 치러진다. 첫 상대는 웨일스(9월 7일)로 결정됐다. 두 번째 상대는 유럽 팀들이 대부분 유로2024 예선이 예정돼 있어 다른 대륙 팀을 물색하고 있다. 또 9월 말에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에 이강인 오현규는 물론 와일드 카드(만 23세 초과 선수)로 뽑힐 선수까지 내줘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첫 승을 위해 더 많은 훈련을 강조했다. 그는 "훈련을 더 많이 해야한다. 선수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득점할 수 있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할 수 있는 것은 더 많은 훈련을 가지고 가며 준비하는 것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