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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경기가 기대된다' 의미심장한 어린왕자…선발 깜짝 병기 또 나오나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피칭이었다."

SSG 랜더스 우완 투수 조성훈이 프로 데뷔 첫 1군 선발 등판에서 인상적인 눈도장을 찍었다.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 조성훈은 4이닝 동안 5안타 2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선발승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4이닝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해냈다. 1회부터 씩씩한 투구를 펼쳤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고도 곧바로 다음 타자 김재환을 상대로 병살타를 이끌어냈고 1회를 세 타자로 끝내면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에도 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2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고, 4회 2사 1,3루 위기도 막아냈다. 이날 조성훈의 최고 구속은 148km, 직구 평균 구속은 145km가 나왔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평균 132km를 기록했다.

2018년도 2차 1라운드 입단 신인인 조성훈은 1군 통산 기록이 ⅔이닝에 불과했다. 이후 상무에서 병역을 해결했고, 2군에서 갈고 닦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대체 선발 등판 기회를 얻게 됐는데, 그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만난 조성훈은 "많이 긴장했었는데 1회 첫 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고 나서 긴장이 조금 풀렸다"며 웃었다. 이어 "두산 타자들이 굉장히 적극적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저는 원래 그런 팀을 선호한다. 붙으면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까 빨리 붙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차분하게 이야기 했다.

지난 15일에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등판을 마친 후 1군 콜업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준비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늘 투구 내용은 전체적으로 50점 정도인 것 같다"며 아쉬워도 했다. "직구가 더 힘있게 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직구 힘이 떨어진 것 같다. 볼넷을 내준 것도 그렇다"는 게 조성훈의 아쉬움이다.

SSG는 이날 무려 두산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조성훈 카드로 대드한 경기를 펼친 후 연장 10회에 터진 최 정의 결승 만루 홈런으로 6대1 승리를 거뒀다. 1승 이상의 가치다.

조성훈이 이날 보여준 활약으로 인해 한번 더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후 SSG 김원형 감독은 "성훈이가 프로 첫 선발 등판인데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줬다.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피칭이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위기를 잘 극복해줬다. 오늘 경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줬다"면서 "다음 경기도 기대가 된다"며 추가 기회를 암시했다. 하늘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준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