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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환상 선제골+캡틴 SON 복귀' 韓, 日이 6대0으로 이긴 엘살바도르에 1대1 무 '클린스만 첫승 또 실패'

[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한국 축구의 2023년 A매치 첫 승이 또 다시 무산됐다. 동시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A대표팀 부임 첫 승도 연기됐다.

한국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3분 황의조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42분 알렉스 롤단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대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올해 치른 네 차례 A매치에서 2무2패를 기록,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 3월 콜롬비아와 2대2로 비겼고, 우루과이에 1대2로 패했다. 지난 16일에는 페루에 0대1로 패한 바 있다.

첫 승까진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다음 소집은 9월이다. A매치는 유럽 원정에서 치러진다. 첫 상대는 웨일스(9월 7일)로 결정됐다. 두 번째 상대는 유럽 팀들이 대부분 유로2024 예선이 예정돼 있어 다른 대륙 팀을 물색하고 있다. 유럽 원정에 앞서 첫 승의 부담도 털어내야 한다.

▶라인업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클린스만 감독은 원톱에 조규성(전북)을 두고 2선에 황희찬(울버햄턴) 이재성(마인츠) 이강인(마요르카)을 포진시켰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박용우(울산)가 짝을 이뤘다.

포백에는 페루전과 비교해 좌우 측면이 바뀌었다. 김진수(전북)와 설영우(울산)가 스타트를 끊었다. 센터백은 박지수(포로티모넨스)와 정승현(울산) 그대로였다. 골문은 김승규(알 샤밥)가 변함없이 지켰다.

▶전반=빛난 설영우→조규성·이강인 결정력 부재

엘살바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로 27위인 대한민국보다 48계단 아래였다. 북중미 축구의 맹주를 가리는 골드컵을 앞두고 있지만 최근 5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한국과는 이번이 첫 만남이다. 엘살바도르는 한국전에 앞서 닷새 전 일본과 먼저 맞닥뜨렸지만 0대6으로 대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본이 엘살바도르를 6대0으로 이긴 것은 지우라고 했다. 3분 만에 경기가 끝났다. 시작과 함께 2실점하고 퇴장을 당했다"며 "엘살바도르는 미국대표팀 감독 시절 상대한 적 있다. 과거에 1대0으로 힘들게 이긴 적도 있다. 엘살바도르는 아마 다른 모습으로 나올 것이다. 방심하지 말고 우리가 해야할 것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엘살바도르는 수비라인을 바짝 내렸다. 설영우는 A매치 데뷔전에서 빛났다. 전반 4분 황희찬과의 2대1 패스로 활로를 뚫은 후 이재성에게 볼을 연결했다. 이재성의 '슈터링'에 상대 골키퍼는 가까스로 볼을 쳐냈다.

기세를 잡은 한국은 거세게 몰아쳤다. 전반 9분에는 김진수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머리에 맞췄지만 골문을 살짝 빗겨갔다.

이강인의 칼끝은 여전히 매서웠다. 그는 전반 13분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후 조규성에게 기가막힌 아웃프런트 패스를 연결했다. 그러나 조규성의 볼 컨트롤이 아쉬웠다. 오른볼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볼은 허공을 갈랐다.

골문이 열리지 않자 허점도 노출됐다. 포지션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다. 이강인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결정력이었다. 전반 19분과 27분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종료직전 황인범의 슈팅은 골문을 살짝 빗겨갔다.

▶후반=황의조 교체투입 3분 만에 선제골 폭발, 아쉬운 동점골 허용

전반을 0-0으로 마친 후반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재성 대신 황의조를 투입했다. 포메이션도 4-4-2로 바뀌었다.

그러자 막혔던 혈이 뚫렸다. 후반 3분 만에 첫 골이 터졌다. '원샷원킬'이었다.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고 오른발 터닝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를 통해 또 다시 전력 향상을 기대했다. 후반 12분 박용우 대신 홍현석, 김진수 대신 박규현을 투입했다.

전반 골 결정력에 아쉬움을 드러냈던 조규성의 헤더는 2%가 모자랐다. 후반 20분 이강인의 왼쪽 코너킥을 문전에서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고 말았다. 3분 뒤에도 문전에서 시도한 황희찬의 노마크 헤더가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24분 그라운드의 함성이 더 커졌다. 조규성 황희찬 대신 손흥민 오현규가 투입됐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스포츠 탈장 수술로 페루전에 결장했던 손흥민은 이날 교체출전이 예고됐었다.

손흥민은 이날 프리롤에 가까웠다. 공격은 오현규 황의조 이강인 홍석현에게 맡겨두고 중원에서 황인범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날카로운 킬패스를 넣어주는 역할을 했다. 수비시 적극적인 수비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은 엘살바도르를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그러나 좀처럼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26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이강인이 화려한 개인에 이어 날카로운 패스를 문전으로 연결했지만 아무도 발에 닿지 않았다. 후반 34분에는 황의조의 오른발 슛이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후반 42분 알렉스 롤단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우측 측면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롤단이 헤더로 연결, 골네트를 갈랐다.

이후 태극전사들은 추가시간 4분 동안 3만9823명의 구름관중에게 승리를 선사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엘살바도르 페레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우리가 일본에 0대6으로 패했지만, 이번에 1대1 결과를 냈다. 우리 팀에 좋은 영향이 될 것 같다. 특히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힘이 될 것 같다. 미국에서 열릴 골드컵에도 좋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