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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별의별 일 다 겪어, 팔자려니'…김강우, 서예지→김선호 논란 속 흔들림 없는 상남자(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강우(45)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상남자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액션 누아르 영화 '귀공자'(박훈정 감독, 영화사 금월 제작)에서 코피노 출신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를 집요하게 쫓는 재벌 2세 의뢰인 한이사 역을 맡은 김강우. 그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귀공자'의 출연 계기부터 쉽지 않았던 촬영 과정까지 모두 털어놨다.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세계'(13) '마녀'(18) '낙원의 밤'(21)을 통해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구축해 온 한국 영화계 '장르영화 마스터'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귀공자'는 드라마부터 액션, 로맨틱 코미디, 사극, 스릴러, 멜로 등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선과 악을 오가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김강우가 합류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강우는 국내 대표 사학재단의 이사로 모두의 타깃이 된 마르코를 손에 넣기 위해 필사적으로 추격하는 빌런으로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김강우는 "내가 참여한 작품 중에는 팬데믹 이후 첫 개봉이라 긴장도 되고 다른 느낌의 기분이 든다. 또 쑥스럽기도 하다. '귀공자'의 다른 친구들이 워낙 잘해서 나는 그저 묻어가려고 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다들 악역이라고 하는데 스스로는 악역이라고 생각을 안 하고 연기했다. 이 영화가 좋았던 게 단순해서 좋았다. 목적이 단순하다. 인물들이 지향점이 확실하고 스토리를 꼬지도 않는다. 그런 영화가 좋다. 캐릭터의 색깔이 분명하다. 어렵지 않은 시나리오여서 좋았다. 근래에 이런 영화의 시나리오를 오랜만에 본 느낌이다. 선악 구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 인물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다. 이 인물의 욕망이 너무 커서 다른 인물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연기를 했다. 보는 사람들이 이 캐릭터도 조금 짠하게 보이는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안하무인 한이사로 파격 변신에 나선 김강우는 "내게 이 캐릭터가 모험이었다. 보통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하지 않나? 한이사는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완전 상남자, 마초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서부극을 떠올렸고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갱스터 느낌도 떠올렸다. 깔끔하고 젠틀한 느낌이 아닌 정말 이글이글한 수사자를 생각하며 연기했다. 귀공자 역의 김선호는 맑은 느낌이라면 나는 다듬어지지 않는 거친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김선호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강우는 "김선호는 굉장히 장점이 많은 배우더라. 김선호의 전작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평소에 스윗하고 멜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알고 있었는데 다른 연기도 굉장히 잘하더라. 연극도 많이 해 무대 경험도 많더라.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런 배우와 '귀공자'에 이어 '폭군'(박훈정 감독)까지 두 작품 연달아 한다는 게 굉장히 좋고 즐겁다. 대립하는 캐릭터로 연달아 선보이게 됐지만 조금 결이 다르다. 전작을 했기 때문에 호흡을 맞추는데 '폭군'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김선호를 향한 믿음은 '귀공자' 촬영 초반 불거진 사생활 논란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앞서 김선호는 2021년 방영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귀공자' 촬영 직전 전 여자친구와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김강우는 "이런 말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연기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다. 그래서 이번 경우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박훈정 감독 결정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는 그 안에서 캐릭터만 신경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기엔 애매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박훈정 감독의 선택이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선호뿐만이 아니다. 김강우는 2021년 개봉했던 '내일의 기억'(서유민 감독) 때도 서예지의 사생활 논란으로 애먼 직격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서예지는 전 남자친구 김정현과의 과거 열애사가 공개되면서 가스라이팅 논란이 불거져 비난받았다.

김강우는 "내 팔자 아닌가 싶다.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없고 세상을 살아가는 게 다 그런 것 같다. 늘 평탄하지 않다. 예상 밖의 일들이 생기는 게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래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었는데 요즘에는 웬만한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점점 바뀌는 것 같다. 연기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의미 있는 작업을 쌓아가려고 한다. 한 작품으로 '내 인생의 방점을 찍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덤덤하게 고백했다.

'귀공자'는 김선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등이 출연했고 '신세계' '마녀' '낙원의 밤'의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튜디오앤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