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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가지 인사,7000명의 미소' 발달장애인의 축제 스페셜올림픽 베를린 팡파르…'우리 모두가 승리자'[베를린LIVE]

[베를린(독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나마스떼." "안녕하세요." "야만!"

여기저기서 다양한 나라의 언어가 들려왔다. 옷차림, 스타일, 피부색, 텐션이 제각각인 선수들은 서로에게 각자의 인사법을 알려주기 위해 애썼다. 이곳이 발달장애인들의 올림픽 대축제 '2023년 스페셜올림픽 베를린 세계 하계대회'(이하 스페셜올림픽)가 열리는 곳이라는게 새삼 실감 났다.

18일 저녁 독일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190개국 700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제16회 대회 개막식을 진행했다. 스페셜올림픽은 1968년 미국 시카고에서 초대 대회를 개최한 뒤, 2년마다 하계·동계 대회를 번갈아 열고 있다. 지난 2021년 카잔 동계대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사태로 인해 취소되면서 이번 대회는 2019년 아부다비 하계 대회 이후 4년만에 열렸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선수, 코치 포함 150명을 파견했다. 작년 12월,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거쳐 선발 기준에 따라 선정된 선발 대상 선수 명단 중 추첨을 통해 출전히난 선수들이다. 종목은 골프, 수영, 3인제 통합농구(남), 통합농구(여), 축구(7인제 통합축구(남), 7인제 축구(여)), 배구, 롤러스케이팅, 육상, 탁구, 통합배드민턴, 역도, 보체다. 지난 5월, 강원도 인제에서 3박 4일 간의 적응 훈련을 통해 대회 출전 준비를 마친 뒤 격전지인 베를린으로 향했다. 전세계에서 날아온 자원봉사자들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각국 선수단을 향해 "웰컴 베를린"을 외쳤다.

한국은 알파벳순에 의해 88번째로 입장했다. 한데 입장하는 선수단 단복과 모자에선 어쩐 일인지 태극마크가 보이지 않았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계자는 "한국은 발달장애인이 출전하는 스페셜올림픽에서 태극기를 달지 않고, 애국가도 제창하지 않는다. 지구촌 축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스페셜올림픽에서 순위를 가리지 않고 '○번째 승리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경기 결과에 따라 금, 은, 동메달을 수여하지만 3위 안에 들지 못한 선수들도 모두 시상대에 올라 리본을 받는다. SOK의 모토는 "나는 승리한다. 그러나 만약 이길 수 없더라도,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겠다"이다.

경기장 입장 때 가장 큰 환호를 받은 두 팀은 개최국 독일과 우크라이나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금지'를 지지하는 마음을 담아 스페셜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현지시각 오후 8시에 시작한 개막식은 자정까지 장장 4시간 동안 진행됐다. 하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다. 축사, 공연, 성화 봉송, 댄스 파티, 폭죽쇼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하나된 지구, 하나된 우리라는 스페셜올림픽의 컨셉에서 벗어나지 않으먼서 볼거리와 의미를 동시에 제공하는 한편의 뮤지컬을 연상케했다. 아일랜드, 에스토니아 선수들은 멜로디, 비트만 흘러나오면 춤을 춰 개막식 분위기를 돋웠다.

이용훈 SOK 회장은 "스페셜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한 전 세계 발달장애인들의 화합의 장으로 각국의 선수단과 함께 교류할 수 있는 뜻 깊은 대회"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새로운 꿈과 도전을 이뤄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18일부터 '디비저닝'을 실시한다. 선수들의 장애 정도와 실력에 따라 경기 등급(디비전)을 나누는 스페셜올림픽만의 독특한 과정이다. 디비저닝 기록보다 결승 기록이 20% 이상 향상되거나 눈에 띄게 향상된 플레이를 펼치면 해당 선수의 기록은 박탈. 베를린(독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