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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브리핑-Trend] '흠집 있어도 괜찮아' 고물가 시대, 알뜰 소비 트렌드 주도하는 '리퍼 제품'

소비자 변심 혹은 약간의 흠집 탓에 반품되는 상품들이 최근 '리퍼 제품'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퍼란 '다시 닦는다'는 뜻의 'refurbish'에서 유래된 말로, 단순 변심 같은 이유로 반품되는 상품을 다시 새롭게 포장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엔 전시 제품 등까지 리퍼 제품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어지는 고물가 현상 탓에 리퍼 제품을 찾는 알뜰 소비자들이 느는 추세다. 실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가격은 정상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 소비자 10명 가운데 8명은 리퍼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리퍼 전문관(마켓)을 앞다퉈 열고, 반품 상품을 철저히 검수해 재판매에 나서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쿠팡은 올해 초 론칭한 '반품마켓' 구매 고객이 3개월 만에 35%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최근 반품 제품 검수팀까지 꾸렸다. 쿠팡 물류 센터에 반품된 상품이 들어오면 검수팀이 포장 상태와 구성품 검수, 외관 상태, 정삭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한 뒤 등급을 나눠 판매 가격을 책정한다. 쿠팡 측은 리퍼 상품 역시 새 상품처럼 동일한 AS를 제공한다.

쿠팡 관계자는 "특히 인기있는 제품은 휴대폰 주방가전 청소기를 비롯한 생활가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일찍이 '리퍼임박마켓'을 리뉴얼해 차별화를 앞세운 티몬은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350여 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티몬은 자사로 반품된 상품부터 전시 상품, 스크래치·못난이 상품, 소비기한 임박 상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눴다.

티몬 관계자는 "리뉴얼 후 소비자들의 반응이 확연히 달라졌다"면서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지난 3월 매출은 3배, 구매 고객은 5배 가량 급증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지난 4월 리퍼 제품 전문관 '리퍼블리'를 오픈했다. 리퍼 제품을 디지털과 가전, 리빙, 건강, 미용·레저, 도서 등 6개 카테고리로 세분화하고 철저한 품질 검수 및 AS 제공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밖에 롯데하이마트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과 앱에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별도 코너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전시 상품 판매부터 소비자들이 중고 장터처럼 서로의 물건을 사고 팔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다소 부담되던 가격대의 물건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대안으로 리퍼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효율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