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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하네요' 현실이 된 강민호의 예언…삼성 이적 후 처음→14년만의 끝내기포 '손맛' [인터뷰]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딸)하이야! 아빠가 홈런 치고 온다 그랬잖아!"

KBO 최고의 홈런 카운슬러가 탄생한 걸까. 팀동료들의 부활을 이끌어내더니, '답내친(답답하니 내가 친다)'까지 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38)가 그 주인공이다. 강민호는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6차전에서 4-4로 맞선 연장 10회말 롯데 김도규를 상대로 좌월 끝내기 투런포를 작렬,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홈런 2개를 쏘아올린 오재일은 "(강)민호 형이 3분 정도 토스배팅을 해줬는데, 거짓말처럼 홈런이 나왔다. '입금하라'고 하던데"라며 웃었다. 신예 김현준도 "민호 선배님이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셨다. 덕분에 어제 잘쳤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김현준은 이날도 3-2로 앞서는 역전타와 4-4를 만드는 동점타를 치며 맹활약을 펼쳤지만, 오재일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자 답답했던 걸까. 강민호는 직접 끝내기 투런포를 치며 자신의 영험함을 증명했다.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경기 막판에 (김)재성이랑 '찬스 나한테 올 거 같은데, 내가 끝내보고 싶다'는 얘길 했는데…현실이 됐다. 특히 기분이 좋다"며 활짝 미소지었다.

강민호로선 2018년 삼성 이적 후 첫 끝내기포다. 롯데 시절인 2009년 6월 19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 이후 통산 두번째다. 그 역시 "끝내기 홈런은 삼성 온뒤로 처음"이라며 기뻐했다.

"쉽게 승부하지 않을 거다, 직구보다는 변화구로 승부하겠다 생각했다. 한가운데로 몰린 공이 와서 '이거다' 하고 놓치지 않고 쳤다."

삼성이 7회말 3-2 뒤집기에 성공했고, 마무리 오승환이 9회말 투아웃까지 잡으면서 강민호는 아이들과 함께 퇴근할 준비를 했다고. 강민호는 "그때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끝내기로 이기고 나니 팀 분위기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 않나. (오)재일이, 피렐라와 힘을 합쳐 좀더 순위싸움에 끼어들 수 있게 노력하겠다."

오재일과 김현준에게 전수한 비결은 뭘까. 강민호는 "연습 배팅하는 모습을 항상 본다. 치는 모습이 평소랑 좀 다른 것 같아 '이런 느낌으로 쳐보면 어떨까' 얘기해줬을 뿐이다. 운이 좋았다"며 멋쩍어했다.

"어제(8회말 롯데) 투수 교체할 때 내가 2루에 있었다. 팬들이 뜨겁게 응원을 해주시는데 좀 뭉클했다. '아 야구를 좀더 잘해야겠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 진짜 많구나.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