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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유지하고파' 150km+ 강속구 던지지만…이의리 마음 한구석 '미안함'의 정체 [인터뷰]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항상 형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있다."

삼진 8개를 잡아내며 시즌 5승. 하지만 KIA 타이거즈 이의리(21)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KIA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대0 완승을 거뒀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고, 6회초 한 이닝 동안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타선이 8안타 6득점을 집중시키며 빅이닝을 연출했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이의리는 만족하지 못했다. 5이닝 동안 104구라는 투구수가 못내 마음에 걸렸다.

이의리는 "맨날 수비 시간이 너무 길어서 선배님들, 형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있다. (타격에서)힘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올해로 프로 3년차, 이의리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3㎞에 달했다. 올시즌 최고 구속은 155㎞, 매 경기 평균 140㎞대 후반을 꾸준히 던진다. 비결을 물으니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공에 힘이 붙었다. 작년보다 힘을 쓰는 면에서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위기를 삼진으로 탈출하는 편이다. 이날도 15개의 아웃카운트 중 8개가 삼진이었다. 4회 뜻하지 않은 수비 실수로 맞이한 2사 1,3루의 위기도 역시 삼진으로 이겨냈다.

이의리는 "조금 어렵다가도 또 (삼진을 잡을 때는)잘 잡힐 때가 있다. 자신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호투에 대해서는 "특별히 준비하기보단 컨디션이 좋은 구종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는 편이다. 또 항상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6회초 대량득점이 이뤄진 만큼 6회말 등판도 고민할 만했다. 가뜩이나 불펜 소모가 컸던 이번 주말 시리즈다.

하지만 김종국 KIA 감독은 이의리를 내리고, '믿을맨' 임기영에게 3이닝을 맡기는 쪽을 택했다. 100구를 넘긴 투구수도 그렇지만, 이의리가 주 2회 등판이었던 점도 고려했다. 지난달 30일 KT 위즈전에서도 5이닝 100구를 소화한 이의리다.

이의리는 "최대한 편안하게 던지고자 했는데…내 잘못이다. 초반에 위기가 있었고, 중반에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갔다. 그때 좀더 공격적으로 갔어야했다"면서 "5회에도 1구1구 집중했어야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좀더 깔끔하게 마쳤다면 6회까지도 갈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KIA는 선발(양현종 이의리 윤영철)부터 불펜 필승조(최지민 이준영)까지 좌완이 많은 팀이다. 이의리는 "양현종 선배님의 조언을 귀담아듣는다. 어린 선수들끼린 아직 특별히 이야기하는 게 없다"면서 "(최지민 윤영철은)아직 헤매는 것도 없고, 순탄하게 잘 하고 있다. 나도 승부욕이 생긴다"며 의지를 다졌다.

"전에는 좀더 큰 목표를 바라봤었다. 결과적으로 부담감이 생기더라. 지금은 한타자 한타자, 1구1구 최대한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노력할 뿐이다."

'원정팬의 무덤'이라 불리는 사직구장답지 않게 3연전 내내 KIA 팬들은 3루 응원석을 가득 채우고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이의리는 "팬들이 진짜 많이 와주셨다. 감사드린다. 응원 덕분에 힘이 많이 났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