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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타율 0.384' 출루 대신 타격왕 정조준?…'서른 즈음에' 달라진 홍창기의 미소 [인터뷰]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련을 이겨내고 한층 더 밝게 피어났다. 2023년 LG 트윈스 홍창기의 기세가 남다르다.

홍창기는 5월 한달간 타율 3할8푼4리(86타수 33안타)를 기록, KIA 타이거즈 박찬호(3할8푼1리)와 두산 베어스 양의지(3할7푼3리)를 제치고 월간 타율 1위를 차지했다.

홍창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날카로운 선구안과 높은 출루율이다. 2020년 OPS(출루율+장타율)형 타자로서 센세이션을 일으킬 당시부터 가장 주목받은 요소다. 그해 출루율 6위(4할1푼4리)에 오른 홍창기는 2021년에는 출루율 4할5푼6리를 기록하며 '출루왕'에 등극했다.

말 그대로 두 번 나올 때마다 한번 출루하는 수준이었다. KT 위즈 강백호,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NC 시절 양의지, SSG 랜더스 최정-추신수 등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꺾고 출루율 1위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들 모두가 팀을 대표하는 중심타자인 반면 홍창기는 리드오프를 주로 수행하는 교타자다.

압도적인 스피드를 가지진 못했다. 장타 툴이 있는 선수도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장점을 고루 갖춘 이상적인 테이블세터의 모습을 보여줬다.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지난해 부침을 겪었다. '무조건 나간다'던 믿음이 흔들린 한 해였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 3할9푼의 출루율은 여전히 준수했지만, 다재다능함이 오히려 애매함으로 변모했다. 간간히 보여주던 한방이 실종됐고, 특히 후반기에는 부상까지 겹치며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수비에서도 박해민이 영입되면서 좌익수와 우익수를 오가며 흔들렸다.

서른이 된 올해는 다르다. 염경엽 LG 감독은 홍창기의 올시즌 타격에 대해 "자연스럽게 잘 친다"고 극찬했다. 파울도 당겨치는 게 아니라 밀어치는 파울이 나온다.

"밀어서 좋은 타구를 치는게 잘 치는 타자다. 그렇다고 홍창기가 중견수, 좌익수 쪽으로 노리고 치는게 아니다. 그런 시대는 지났다. 컨택 범위를 최대한 넓히고, 홍창기처럼 타이밍이 조금 늦더라도 끝까지 자기 스윙을 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홍창기는 "팀도 많이 이겼고(승패마진 +10) 나도 성적이 좋아서 너무 기분 좋은 한달이었다"며 지난 5월을 회상했다. LG는 5월 한달간 연패 없이 9번의 시리즈를 모두 위닝으로 장식했다.

월간 타율 1위긴 하지만 월간 MVP를 넘보긴 쉽지 않다. 홈런 9개를 몰아치며 OPS 1.184를 기록한 박동원, 4승 평균자책점 1.17의 임찬규의 벽이 높다. 그래도 홍창기는 6월 1일까지 타율 3할3푼2리를 기록하며 타격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잘했다. 플럿코 잘 던졌고, (임)찬규 형 (박)동원이 형 (박)해민이 형 다 좋았다. 한달간 타율 1등을 기록했다는 게 기분 좋고, 6월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출루보다 타격에 초점을 맞추는 스타일로 바뀐 걸까. 그는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치려고 노력했다. 성적이 안 좋다보니 나중엔 소극적으로 변했을 뿐"이라면서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도 감독님께서 풀어주신다. 꾸준히 하다보면 결국 안타가 나온다. 성적을 떠나 작년과는 달리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와 기분좋다"고 했다. 그 결과 올해는 하위 타선에서 시작, 자신의 힘으로 리드오프 자리를 따냈다.

"올해는 밀어서도 강한 타구를 치고 있어 기쁘다. 조금더 자신있게 쳐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출루율이다. 나는 리드오프니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