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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독해진 나, 카타르시스'..이보영이 '대행사'로 느낀 환희(종합)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정말로 하나도 닮은 부분이 없어요. 있다면, 얼굴?"

완벽주의자인 고아인은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송수한 극본, 이창민 연출)에서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인물. 이보영(44)은 VC그룹의 최초 여성 임원이자 VC기획의 제작 상무 고아인으로 분해 위치를 지키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이어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최근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보영은 '대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털어놨다. 시청률 면에서는 완벽한 성공. 16%가 넘는 시청률로 마무리 되며 기대에 부응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이보영은 '대행사'의 시청률을 회상하며 "이렇게까지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당황스러웠다. 저희 감독님도 마찬가지였고, 사람들이 좋아해주시겠거니 생각은 하면서도 7~8% 정도로 생각하면서 마지막 방송에 10%만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10시 반이면 자는 시간인데 사람들이 드라마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아침에 시청률을 보는 환희와 재미가 있더라. '어 뭐야?'라고 놀라며 봤다"며 활짝 웃었다.

'대행사'는 이보영의 성공 서사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보영은 자신이 연기한 장면 중 가장 시원했던 장면으로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라는 좌우명을 걸던 것을 꼽았다. 그는 "소리를 그렇게 막 질러대는데 재미있더라. 찢는 것도 재미있고, 찢다가 손가락에 피도 나고 그랬다. 그래도 내가 연기를 하면서 그런 적이 없었다. 막 발산해본 적이 없었는데, 기본적으로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세트가 많았어서 세트를 찍고 치킨집에 가서 회식하고 그러면서 너무 재미있게 찍었다. 떼샷을 이렇게 많이 찍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회사생활을 한 셈이다. 퇴사를 하든 뭘 하든 한 신을 찍으려면 다 같이 전체가 세트 안에서 지지고 볶아야 한다. 다같이 만들어가는 기분이라 그런 것들이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보영은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너무 착하게 생겨서 안 세보이지 않나 생각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밝히기도. 이에 대해 다시 언급한 그는 "감독님한테 '너무 안 못돼 보이지 않아?'하면서 일부러 칼단발에 아이라이너도 올려서 그리고 차갑게 보이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방송 보고 얘기하자'더라. 그런데 방송을 보니 착하게 생기진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연기 커리어에서도 완벽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보영이기에 고아인과 닮아 보였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보영은 고아인과 닮은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얼굴?"이라며 웃은 뒤 "저는 그런 성격은 못 된다. 혼자 막 자책하면서 약을 먹고 내면이 무너지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 성격이 못 된다. 보면서 '아 나는 이렇게 살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기는 했다. 텅빈 집에 들어가는 신을 찍을 때는 항상 아팠다. 적막한 집에 들어가는 게. 그래서 찍으면서 진짜 이렇게 사는 사람은 외롭겠다고 생각하며 찍었다. 또 흐트러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는 사람이 아니냐. 아인이를 닮고 싶다기 보다는 '아인이가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보영의 생각과는 달리 '대행사' 속 고아인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닮고 싶어한 캐릭터. 이보영은 "똑부러지게 말하는 것을 닮고 싶지 않을까?"라며 "위 아래가 없이 '강강'이잖나. 그런 것들은 실력이 기본이 돼서 나오는 용기이기에 그런 것들을 닮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 실력이 베이스가 되지 않고 지르기만 하면 미친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아인이 여성들의 '닮고 싶은 리더'라면 이보영은 후배들의 '닮고 싶은 배우'다. 40대로 접어든 이후에도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배우들에게 귀감이 되는 중. 그는 "예전에 들어오는 것보다는 나이가 들수록 어쩔 수 없이 대본이 줄기는 한다. 그런데 선배님들이 너무 잘 뚫어두고 계셔서 보면서도 '나도 저기를 따라갈 수 있겠다'는 그런 희망이 생겨난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생기더라. 옛날엔, 10년 전에만 해도 이 나이가 되면 이제 사이드로 밀릴 수 있는 나이인데도 아직까지, 그래도 선배님들이 잘 해주셔서 이제 나도 잘 버티자는 희망과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하게 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