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조선 주말극 '빨간풍선'이 여러모로 역대급 엔딩을 맞았다.
26일 방송된 '빨간풍선' 최종회에서는 조은강(서지혜)과 한바다(홍수현)가 20년 우정을 되새기며 화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은강은 한바다가 제기한 디자인 도용 소송과 상간녀 소송으로 학교 출근에 타격을 받게 됐다. 그는 "차라리 날 죽여"라며 무릎까지 꿇고 울면서 애원했지만 한바다는 시댁 식구들까지 조은강의 집으로 끌고가 조은강이 가족들을 위장취업시킨 사실까지 알게 했다. 절망한 조은강은 고차원(이상우)마저 뿌리쳤다. 하지만 한바다는 조은강의 불우한 가정환경과 고차원에게 먼저 이별을 고했다는 점을 감안해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 한바다의 마음을 알게 된 조은강은 스스로에게 벌을 줘야 한다며 사표를 냈다. 한바다는 고차원과 이혼한 뒤 다시 유학길에 올랐다.
1년 뒤. 섬마을에서 돌봄 봉사를 하던 조은강은 아프리카 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고차원과 재회했고, 한바다는 세계적인 보석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했다.
지남철(이성재)은 조은산(정유민)과 완벽히 이별했고, 철거 입찰 사기꾼들을 잡아 고물상(윤주상) 집안을 지켜냈다. 고금아(김혜선)도 조대근(최대철)과 이별한 뒤 지남철과 합쳤다.
이날 방송은 전국 시청률 11.6%(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2.5%까지 치솟았다.
물론 20년지기 절친의 가정을 파국으로 몰아간 조은강이 고차원과 재회하고 꿈을 이룬 해피엔딩에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조은강이 오랜시간 준비했던 교사직도 포기하고 참회의 길을 걸었던 만큼, 그에게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응원의 목소리도 나온다.
어떻게 보면 기존 막장 드라마의 클리셰를 완벽하게 깬 반전 결말인 셈인데, 이런 파격적인 엔딩이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배우들의 열연이 캐릭터에 탄탄한 서사를 부여했기 문일 것이다.
서지혜는 상대적 박탈감에 휩싸여 욕망을 쫓다 참회로 용서를 구하는 조은강으로 완벽 변신해 극적인 캐릭터의 서사와 변모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홍수현은 누구보다 믿고 사랑했던 조은강에게 배신당했지만 그를 용서하고 우정과 성공을 지켜내는 한바다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상우는 따스한 매력으로, 이성재는 묵직한 가장의 매력으로 호평받았다. 여기에 윤미라 윤주상 이보희 정보석 김혜선 등 베테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공력이 저절로 감정이입을 도왔다.
'가족극의 대가'인 문영남 작가는 이런 다양한 가족 구성원의 삶을 리얼하고 실감나게 그려냈다. 실제 뉴스에서도 공론화 됐던 사회적인 이슈들을 비롯해 현실적인 소재로 모두가 공감할 만한 스토리를 짜냈고 상대적 박탈감, 배신과 위선 등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디테일한 심리묘사로 막장 이상의 전개를 보여줬다. 여기에 욕망과 심리 상태의 순간적 변화를 캐치해내는 진형욱 감독의 역동적이면서도 임팩트 있는 연출이 쫄깃함을 더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