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인터뷰] '새로운 필립에 베팅'…이해우가 '카지노'에 걸었던 것(종합)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카지노에서 무리한 베팅은 금물이다. 작은 확률로 승리를 기대했다가 비참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일 좋은 패를 가지고 성공 100%를 자신할 수 있다면, 대담하게 올인을 외쳐도 좋다. 배우 이해우에게 디즈니+ '카지노(연출 극본 강윤성)'가 그러했다. 연기 인생을 모두 걸 만큼, 놓칠 수 없는 카드였던 것. 그가 '카지노'에 베팅한 연기 얘기를 들어봤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 전설이 된 차무식(최민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해우는 카지노 에이전트 필립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대선배 최민식, 이혜영과의 호흡에서 밀리지 않는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가 하면, 존경하는 차무식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혼란스러워하는 필립의 깊이 있는 감정을 표현해내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필립을 연기하기 위해 외적으로 신경 쓴 것은 교포라는 설정이라, 태닝을 먼저 시작했다. 피부가 하얀 편이라 태닝을 3개월 했는데도 잘 안 타더라(웃음). 그래서 메이크업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새로운 필립에 베팅하고 싶었다. 저를 알지 못한 분들도 신선한 모습으로 생각해주실 것 같았다."

이 작품이 제일 간절했던 이유는 최민식 때문이었다. "4~5년간 중간에 작품 한 두개만 하고 거의 쉬게 됐다. 연기가 내 진로에 맞는 것인지 고민이 들더라. 그때 좋은 기회로 '카지노' 오디션을 보게 됐다. 사실 최민식 선배님은 제 롤모델이다. 최민식 선배님이 하시는 작품에 제가 합류하게 돼서 기뻤다. 실제로 뵐 때 처음에는 너무 긴장했는데, 소년 같으시고 장난도 많이 치시고 후배분들을 편하게 해주시더라. 제 배우 인생을 바꿔주신 분이다. 방향을 못 잡던 시기였는데 선배님께서 해주신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는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

이해우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의 연기 인생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커진다. "수능을 마치고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에 담임선생님께서 연기를 해보라고 하셨다. 운 좋게 연기 전공 대학에 붙었다. 그러면서 연기에 재미가 생겼다. 연기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특히 어릴 때부터 플루트, 피아노, 아이스하키, 골프 등 예체능을 많이 지원해주셨는데 그 경험이 연기하는 데 도움 되더라."

성균관대 연기예술학을 전공한 이해우는 2007년 드라마 '이산' 단역으로 시작해, 영화 '퍼펙트게임', 드라마 '루비반지', '장밋빛 연인들', '바람과 구름과 비' 등에 출연했다. 큰 역할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연기 활동을 놓지 않고 이어온 것이다. 그러나 작품 흐름이 꾸준히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0대 때는 정말 생각이 많았다.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참고 기다렸을 것 같은데, 반응이라든지 작품적으로도 제자리에 맴돈다고 느껴 회의감도 들었다. 다른 진로도 생각해보고 실제로 아버지 조명 회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또 일반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과 인간관계를 알았다. 이미지로만 연기를 했던 것 같더라. 사회 속으로 들어오니, 관계 속에서 오는 것들이 연기에 도움 되겠더라. 또 가족들의 믿음이 컸다. 항상 잘될 것 같다고 용기를 주셨다. 연기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가는 것 같다."

그런 만큼 이번 '카지노'는 이해우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작품도 역대 글로벌 OTT 한국 시리즈 중 IMDb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흥행했고, 이해우의 활약 역시 빛을 봤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인지도는 높지 않았지만 예전에도 작품들을 꽤 했었는데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이 온다. 아직도 연락이 오는 중이다. 이런 반응이 너무 행복하다. 제 인생이 '카지노' 이후로 너무 많이 바뀌었다. 물론 반응도 반응이지만, 연기 방향이 잡혔다. 예전에는 작품 할 때 좀 더 제 위주로 생각한 것 같은데, 이번에 강 감독님, 스태프분들, 선배님들, 동료분들과 함께하면서 협업이 뭔지 알았다. 삶 자체가 예전보다 행복해졌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