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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전 막내→최고참' 어른이 된 다르빗슈 '역대 최강 미국? 파고들 '구멍' 있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메이저리거에게 국가대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국프로야구(MLB)의 선수 관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제대회에 나서기 위해 MLB 사무국과 구단의 허락을 모두 얻기가 어렵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경우 사무국이 직접 주최하는 대회지만, 3월에 열리는 대회의 특성상 부상 이력이 있거나 팀내 입지가 불안할 경우 역시 참여가 쉽지 않다. 최근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의 경우 양 측 모두 동의를 받았지만, 출전에 필요한 보험사의 허가를 받지 못해 무산되기도 했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시 2009 WBC 이후 14년만의 국가대표다. 미국 진출 이후는 처음이다. 다르빗슈는 일본 방송 TBS에 출연한 자리에서 "예전엔 대표팀 막내였는데, 이제 최고참이 됐다. 시간이 참 빠르다"며 남다른 속내를 드러냈다.

당시 다르빗슈는 결승전의 헹가래 투수였다. 본선 2라운드까진 선발로 뛰었지만, 토너먼트부터 불펜으로 전환했다.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초를 실점없이 틀어막았다. 한국과의 결승전에서는 3-2로 앞선 9회 이범호에게 동점타를 허용했지만, 10회초 스즈키 이치로의 2타점 2루타로 다시 잡은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사사키 로키(지바롯데 마린스) 등 일본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에겐 '어릴적 TV에서 봤던 영웅'이다. WBC에 대해 다르빗슈의 우승 환호를 떠올리는 선수들도 많다.

다르빗슈는 "그땐 편하게 이야기하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반대다.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여러가지 아픔을 겪으면서 성격이 바뀌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나 역시 아직 성장중이다. 후배들을 가르치기보단 서로 공부하는 입장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WBC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6년만에 열리는 대회다. 한국과 일본 외에도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등의 분위기도 뜨겁다. 중남미 국가들 간의 평가전 분위기는 이미 WBC 못지 않다. '역대 최강'을 자부하는 대표팀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다르빗슈는 "일본보다 미국의 스트라이크존이 훨씬 좁다. 공인구도 다르다. 하지만 이건 모든 선수들의 문제다.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변명을 경계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의 멤버가 막강하긴 하다. 하지만 '팀'이란 좋은 선수들을 모으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파고들만한 구멍이 있다"면서 "파워나 스피드와는 다른 일본 만의 '섬세함'이 있다.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다르빗슈는 2005년 닛폰햄 파이터즈에서 데뷔했고, 이후 2012년 미국에 진출했다. 텍가스 레인저스와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를 거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고 있다. 빅리그에서 12시즌 통산 242경기 1488이닝을 소화하며 95승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중인 일본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최근 몇년간의 부진을 씻고 194⅔이닝을 소화하며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의 기량 유지를 호평하며 오는 2028년까지 연장계약을 맺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