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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정이' 류경수 '故강수연의 '매력있다' 칭찬? 배우로서 최고의 영광' (종합)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매 작품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을 만났던 배우 류경수가 '정이'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내비쳤다.

류경수는 지난달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SF 영화 '정이'에서 뇌복제와 A.I. 개발 사업에 진심을 다하는 크로노이드 연구소장 상훈 역을 맡아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그는 "상훈이란 캐릭터를 딱 떠올렸을 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불편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마치 부장님이 회사에서 재미없는 농담을 던졌을 때 부하 직원들이 힘든 것처럼, 모든 행동에 과한 반응이나 뉘앙스를 풍기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상훈의 겉모습은 어려 보이는 반면, 직책은 높기 때문에 신뢰 가지 않는 캐릭터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이'는 공개 3일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류경수는 "우선 많은 분들께서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정이'는 거대한 세계관의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개인의 이야기를 SF장르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 점을 해외 시청자들도 신선하고 흥미롭게 봐주신 것 같다. 사실 이러한 반응들이 피부로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얼마 전 연상호 감독님과 김현주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의 작업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뜨거운 관심 속에 탄생한 작품인 만큼, 그만큼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었다. 류경수는 "배우를 시작하고서부터 변하지 않는 가치관이 있는데, 결국에 영화나 배우는 관객이 없으면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개인마다 살아온 환경, 작품을 보고 느낀 점,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관람평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이'를 유작으로 남기고 지난해 5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과의 촬영 과정도 떠올렸다. 류경수는 "강수연 선배는 제가 현장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셨다"며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되게 잘하고 싶지 않나. 저도 선배를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잘 보이고 싶었고, 연기를 더 잘하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또 "강수연 선배가 작품을 굉장히 보고 싶어 하셨다. 만약 선배가 계셨다면 공간을 대여해서라도 감독님과 배우들 다 함께 작품을 봤을 것 같다. 여전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때도 선배만 생각하면 문득 밀려오는 감정이 있다"고 그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이 있냐"는 물음에 류경수는 "회식 자리에서 화장실을 가려고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강수연 선배가 '쟤 너무 매력 있다'고 말씀하셨다더라. 지금 그 상황을 다시 떠올려 봐도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기쁨을 표했다.

류경수는 지난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 이어 연상호 감독, 김현주와 함께 연달아 호흡을 맞췄다. 그는 "'정이'는 작품 소재도 흥미로웠는데, 연상호 감독님의 작품이라는 점에 합류를 결심하게 됐다. 감독님이 이끌고 계신 작품 촬영 현장에 출근하면 매번 새로운 기대를 품게 된다. 앞으로도 감독님께서 불러주시면 역할에 상관없이 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에 대해서는 "'지옥'에서 김현주 선배를 처음 뵀을 때 엄청난 포스가 느껴졌다.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촬영 현장에서 친구처럼 편하게 잘 대해주셨다. 현재 '선산'에서도 함께 하고 있지만, 그만큼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의지를 많이 하게 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류경수는 작품의 결과보다 만들어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가 아쉽더라도 계속 만나고 싶지 않나. 강수연 선배와 김현주 선배, 연상호 감독님과 모이면 오디오가 빈틈이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작품 완성본을 보고 나서 당연히 제 연기에 아쉬움이 남고 만족을 못할 때도 있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음 스텝을 위해 더 노력하려고 한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