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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망신-오열'로 끝난 호날두, 바람 잘 날 없던 카타르월드컵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파문으로 시작해 오열로….'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의 '라스트 댄스'는 눈물로 끝났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11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모로코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8강전서 0대1로 패했다. 이와 함께 호날두의 5번째,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도전도 8강서 멈춰섰다. 바람 잘 날 없던 카타르에서의 '라스트 댄스'. 월드컵 기간 동안에도 온갖 잡음을 초래했다가 마지막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이날 8강전에 교체 투입돼 모든 힘을 쏟아붓는 모습까지 보였지만 오열하며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호날두는 월드컵 개막 직전부터 불명예스러운 뉴스의 주인공이었다. 지난달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소속팀 맨유 구단과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을 비판한 게 발단이었다. 이에 발끈한 맨유 구단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월드컵 개막 초반인 23일 호날두와의 결별을 발표했다. 소속팀에서 쫓겨난 처지, 그야말로 심란한 상황에서 월드컵이란 최고 대회를 맞았다.

같은 시기에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 선수들과의 불화설에도 휘말렸던 호날두는 이후 조별리그 1, 2차전을 연승으로 이끌며 대표팀에서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에 0대1 이변의 패배를 당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또다른 사달이 났다. 선발 출전에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던 호날두가 후반에 교체되는 과정에서 불손한 태도를 취한 것이 페르난도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호날두의 태도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드러내기도 했던 산투스 감독은 결국 스위스와의 16강전에 호날두를 선발에서 빼는 대신 곤살로 하무스를 투입하는 파격 용병술을 썼다. 조별리그 붙박이 선발, 여전히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대접받는 호날두에겐 망신살이었다. 하필 하무스가 이번 월드컵 처음으로 해트트릭의 맹활약을 펼치며 6대1 대승을 이끌면서 호날두를 더욱 민망하게 만들었다.

'욕심 많은 호날두가 없으니 포르투갈의 공격력이 좋아졌다'는 축구팬, 전문가들의 반응이 더해지며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후 또 '추문'이 나왔다. 호날두가 선발 제외에 불만을 품고 대표팀을 이탈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소문이었는데, 프로투갈 축구협회가 부인하면서 더 확산되지 않았다.

대표팀에서도 입지가 좁아진 호날두는 모로코와의 8강전서도 벤치 대기하는 '굴욕'으로 시작했다가 0-1로 뒤지던 후반 6분 마침내 그라운드를 밟았다. 추가 실점 위기를 간신히 넘긴 산투스 감독이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네베스와 게레이루를 빼는 대신 호날두와 칸셀루를 투입하며 공격 강화에 나선 것.

호날두는 명예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37분 페널티 지역에서 받은 공을 펠릭스에게 슬쩍 빼주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땅을 쳤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인 46분에는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뚫고 들어가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역시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또 땅을 쳐야 했다.

추가시간 8분이 끝나고 0대1 패배로 종료 휘슬이 울리자 호날두는 눈물을 흘리며 곧장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결국 그는 경기장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통곡이나 다름없는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4년 후 41세가 되는 호날두는 이번 월드컵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그에게 남은 것은 A매치 최다골(118골), A매치 통산 최다 출전 공동 1위(196경기) 등 빛바랜 기록뿐이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