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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배드민턴을 감동시킨 '한국발 연말선물'…강영중 이사장 '10년전 약속 지켰다'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잊지 않고 돌아온 10년 전 약속.'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연말연시를 맞아 훈훈한 선물을 받았다. 선물 발송지는 '대한민국'이었다.

이른바 '한국 산타클로스'가 된 이는 강영중 세계청소년문화재단 이사장(72)이다. 강 이사장은 BWF 회장과 대한체육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체육계에 애정을 쏟았던 기업인이다.

BWF 종신 명예부회장이기도 한 강 이사장은 최근 BWF 사무국에 세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 트로피인 '아이레벨컵'을 기증했다.

강 이사장이 거액의 사재를 털어 특별 제작한 것으로, 배드민턴 5개 종목(남녀 단·복식+혼합)에 맞게 5개의 트로피와 보관·이동용 케이스로 구성됐다.

BWF로서는 '뜻밖의 선물'이다. 강 이사장과 BWF의 훈훈한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1년 당시 BWF 회장이던 강 이사장은 '아이레벨컵'을 착안했다.

아마추어 종목에도 축구 월드컵의 보존용 트로피처럼 의미깊은 시상품을 만들어 꿈나무 선수들에게 자긍심을 키워주자는 취지였다. 강 이사장이 트로피 제작비를 쾌척했고, 교육기업 대교의 대표 브랜드 '눈높이'에서 본 따 '아이레벨컵(Eye Level Cup)'이라 명명됐다. 아마추어 종목 최초의 보존용 트로피 탄생이다.

이 트로피는 10년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BWF 사무국에 보관되며 우승국과 우승자의 이름이 영구적으로 새겨왔다. 매년 주니어선수권이 열릴 때마다 알루미늄 재질의 특수 상자에 담겨 개최국을 순회하기도 한다. 우승국이 4년간 보관했다가 차기 대회때 국제축구연맹(FIFA)에 반납하는 축구 FIFA컵과 비슷한 원리다.

'아이레벨컵'은 트로피 구조상 우승자 이름을 새길 수 있는 공간이 10년이면 꽉 차게 된다. 10년 전, 강 이사장은 "10년 사용기한이 지나면 또 만들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배드민턴계에서는 강 이사장이 2013년에 8년간의 BWF 회장 재임을 마치고 떠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잊혀지거나, 차기 회장이 '아이레벨컵'의 전통을 계승할 줄 알았다.

하지만 강 이사장은 올해 연말이 다가오자 10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2차 트로피 제작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번 2차 트로피는 1차 때와 같은 황금색인 가운데 업그레이드됐다. 미래를 이끌어 갈 '스포츠 꿈나무에게 답(key)이 있다'는 의미로 열쇠 형상을 했고, 수상자 네임텍을 추가해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국과 우승자의 이름을 영구적으로 새길 수 있도록 했다.

오는 2022년 10월 17일 스페인의 우엘바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매년 개최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세계청소년문화재단 관계자는 "세계적인 배드민턴 유망주를 지원하는 일 외에도 스포츠·예술 분야 인재 지원과 국제조형심포지엄, 모의UN캠프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꿈나무들의 꿈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