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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치킨값 인상 논란…가맹점 상생 내세우더니, 원부자재 공급가 올려

bhc(bhc치킨)의 치킨값 인상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겉으로는 가맹점 상생을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속내는 본사의 이익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게 주를 이룬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 부담을 소비자와 가맹점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일종의 꼼수 논란이다. bhc는 최근 치킨값 인상과 함께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올렸다. 일부 품목은 지난 10월 가격을 올린 뒤 두 달 만에 추가 인상했다. bhc는 치킨 및 원부자재 가격 인상 관련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은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른 것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가맹점 및 원부자재 공급업체와 상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상황 속에서도 경쟁사들이 원부자재 가맹점 공급가격을 동결한 만큼 세간의 따가운 시선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국민 간식 2만원 시대, 판매가 1000~2000원 인상

bhc는 치킨 및 일부 제품 소비자가격을 지난 20일부터 1000~2000원 가량 인상했다. 가격 조정에 따라 bhc 대표 메뉴인 뿌링클, 골드킹은 기존보다 1000원이 오른다. 해바라기 프라이드는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2000원이 올랐고, 닭다리와 날개로 구성된 부분육 메뉴인 골드킹 콤보 등 콤보류, 레드킹 윙, 맛초킹 윙의 가격도 2000원이 인상돼 2만원대로 책정됐다. 가격 동결 메뉴를 제외하면 평균 인상률은 7.8%다. bhc는 2013년 이후 8년 만의 가격 조정으로 인건비 상승과 배달앱 수수료 부담, 원부자재 인상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가격조정은 지난 7일 전국 가맹점 협의회와 협의 중 가맹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가맹점주와 상생'을 위한 일환이라고도 강조했다.

bhc의 치킨값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치킨업계는 그동안 원재료 가격·인건비 상승, 물가 상승률과 배달앱 수수료 부담 증가 등을 내세워 가격 인상을 고려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촌치킨은 지난 11월 22일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8.1% 인상한 바 있다.

bhc는 치킨값 인상과 함께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도 동시에 14%가량 올렸다. 가맹점으로서는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같이 오른 만큼 판매가격 인상 효과는 반감된다. 업계 안팎에서 bhc의 치킨값 인상이 가맹점주를 위한 것이 아닌 본사 수익률 유지를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bhc가 가격을 인상한 원부자재는 50여 가지다. 치킨무는 275원에서 315원으로 14.5%, 치킨용 양념소스 및 비닐백도 7~12.5%가량 가격을 올렸다.

치킨전문점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 중 하나인 해바라기유(15㎏)는 7만4880원에서 8만2500원으로 10.2% 인상했다. 지난 10월 공급가격을 6만8130원에서 7만4880원으로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사이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할 해바라기유 가격은 20% 이상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hc에 앞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가맹점의 수익 보장을 위해 원부자재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 고통 분담 차원에서 치킨값을 당분간 올리지 않기로 한 '제너시스비비큐(BBQ)' 등 경쟁사와 비교된다는 게 이유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의 경우 매출에 따른 로열티가 아닌 물류 마진 중심으로 본사 수익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원부자재 가격 인상은 본사 수익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업종의 경우 식자재 가격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지만 일정 정도 규모를 갖춘 프랜차이즈 본사는 원부자재 대량구매가 가능해 원가 절감이 수월하고, 부축 물량 등을 활용해 가맹점의 가격 부담 최소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치킨 가격 인상과 함께 원부자재 가격 인상을 상생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원부자재 가격이 낮아졌다고 해서 공급가 인하를 하지 않는 것을 빗댄 말이다. 다만 그는 "본사가 원부자재업체로부터 구입하는 품목별 원가를 파악한 뒤 따져봐야 정확한 파악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영업비밀로 분류, 현재 상황만 놓고 꼼수 여부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며 "단순 원부자재 공급 가격 인상이 본사 매출 수익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bhc, 가맹점 협의 후 결정 "프라이드 기준 가장 저렴"

bhc는 이번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가맹점협의회와 협의를 통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고, 가맹점과 영세한 원부자재 공급업체와 상생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한다. 원부자재 공급 가격 상승은 본사의 수익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했다. bhc 관계자는 "치킨값 인상과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은 가맹점주 70%, 원부자재 공급업체 30%로 본사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며 "세계적으로 튀김 기름 등 원부자재 가격이 적게는 두자리, 많게는 세자리수 이상 올랐고 해상운임 가격 인상 등 공급가 변경 요소가 다수 발생, 본사 차원에서 감내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해 불가피하게 공급가를 조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격 인상을 했지만 경쟁사와 비교해서 프라이드 기준 가격은 가장 저렴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각종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bhc는 지난해 매출 4004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5%, 33% 가량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에도 불구,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배달 확대 수혜에 힘입어 올해 매출도 예년 수준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었던 만큼 bhc의 치킨값 인상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인상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