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이슈] '이러다 다 죽어'…'골때녀' 편집 조작 논란 후폭풍→김병지 발언, '주작' 인정 NO?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의 조작 편집 논란이 과도한 비난으로 선을 넘어서는 분위기다.

'골때녀'의 '주작'(조작의 인터넷 속어)설이 등장한 후 제작진은 곧 편집을 인정했다 이들은 24일 오후 "'골때녀'제작진은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꾸어 시청자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들은 "땀흘리고 고군분투하며 경기에 임하는 선수 및 감독님들, 진행자들, 스태프들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편집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골때녀'을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재발 방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골때녀'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작설'이 커지면서 애꿎은 출연진들이 비난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 김병지는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꽁병지TV' 라이브에서 "정말 죄송하다"며 "'골때녀'를 예능이 담겨있는 스포츠로 봤다. 지금까지 있었던 과정, 내용을 알지 않나. 얘기를 안 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런 범주는 편집에 의해서 재미있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스코어를 만든 것은 아니다. 시즌1부터 참여했던 선수만 70여 명이고 스태프도 100명이 넘는다. 총 200명이 되는데 그들의 입과 눈을 속일 순 없다"며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감독들도 열심히 했다. 경기 전 훈련도 제대로 했다. 최선을 다한 결과를 PD, 스태프들이 재미있게 구성한 편집으로 생각했다. 예를 들어 경기 내용 중 '골 먹어줘', 승부차기 중 '넣을 때까지 차는 거야' 등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중계진으로 활약 중인 배성재도 사과했다. 이날 그도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내가 기억한 스코어와 달랐고, 내 목소리가 들어있었다"며 사후 녹음했음을 시인했다. 배성재는 "예고, 본방송에 쓰이는지, 언제 경기인지 모르고 보이는 대로 기계적으로 읽는다. 편집 조작에 사용될 거라는 상상할 수 없었다"며 "뇌를 거치지 않고 읽은 건 나의 뼈아픈 실수다.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너무나 충격적이다. 누굴 비난하고 싶은 생각 자체도 없고, 아무 말씀도 못 드리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제작진 뿐만 아니라 중계진과 출연진에 대한 과도한 지적이 이어지는 중이다. 김병지는 "없는 걸 있는 것으로 만든 건 아니다. 편집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주작은 인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주작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비난하고 있다. 급기야 프로그램의 폐지까지 주장하는 네티즌까지 나오고 있다.

엄밀히 말해 김병지의 언급은 편집에 대해 출연자로서 도의적으로 사과한 것이고 결과를 바꾸는 등의 조작은 없었다고 밝힌 수준이다. 하지만 이조차 '주작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비난하는 것은 비난을 위한 비난에 지나지 않는다.

방송인 정가은은 최근 한 댓글에서 "무서워서 방귀도 못끼겠어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할까봐"라고 비꼬기도 했다. 과도한 비난은 오랜만에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키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골때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물론 원인은 제작진의 안일함이 제공했다. 하지만 김병지의 말처럼 '골때녀'는 애초에 '예능이 담겨있는 스포츠' 혹은 '스포츠가 담겨있는 예능'이다. 이를 정색하며 바라보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