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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포수 라인업 완성됐다' 출발점은 강민호다[SC줌인]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은 지난 22일 FA 박해민 보상선수로 LG 포수 김재성(25) 영입을 발표했다.

의외의 선택에 논란이 이어졌다. '협상중인 FA 강민호를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강민호와의 결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해석은 상황이 만든 억측에 불과했다.

김태군의 트레이드 영입에 이은 보상선수 김재성의 영입. 갑작스러운 포수 컬렉션이 부른 오해였다.

삼성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초지일관 '강민호는 무조건 잡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결실은 24일 강민호 FA 계약(4년 최대 총액 36억원) 발표로 이어졌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김태군 영입 당시 마찬가지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민호 선수 계약과 김재성 선수 영입은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선을 그엇다.

그렇다면 왜 즉시 전력이 아닌 김재성을 택한걸까.

강민호와 별개로 포수 포지션에 대한 삼성의 장기 비전이 반영된 결과였다.

강민호와 함께 보낸 지난 4년 간 삼성은 포수 육성의 어려움을 실감했다. 강민호가 버텨주는 동안 주전급 포수를 육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계획과 실제는 달랐다. 한 시즌을 온전히 책임져줄 포수의 탄생은 쉽지 않는다는 사실. 뼈저린 경험으로 깨달았다.

삼성에는 군 복무를 마친 실력파 중참급 포수 트리오가 있었다. 김민수(30) 권정웅(29)과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한 김응민(30)이었다. 세 선수는 장점이 다르다. 각자 뚜렷한 장점이 있지만 각자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포수 포지션 특성상 한가지 약점이 도드라지면 풀타임 주전은 힘들다. 지금도 약점을 지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보완의 시간이 필요하다.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김도환(21) 역시 지난 3년 간 약점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올 겨울 상무에 입대해 완전체 포수를 향한 담금질의 시간을 갖는다.

지난 4년간 노장포수 강민호(36)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 이유다.

포수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은 삼성. 스토브리그가 열리기 무섭게 포수 모으기에 나섰다.

당장 급한 건 강민호와 함께 내년 시즌을 꾸려갈 백업 포수 자리. 리그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김태군(32) 영입을 통해 고민을 해결했다. 김도환의 전역까지 충분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선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김도환 이병헌(22) 등 삼성 안방의 미래가 완전하게 성장할 때까지 갭을 메워줄 포수가 필요했다.

때마침 FA 박해민 보호선수 20인 명단에서 LG 1차지명 출신 포수 김재성이 풀렸다. 포수 세대교체 과정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주전포수로의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주였다. 보상선수로 예상 밖 포수 지명이 이뤄진 배경이다.

홍준학 단장은 "중기적으로 2,3년 후쯤이면 만개해야 할 포수"라며 "키우기 힘든 포수 포지션만 정리를 잘하면 향후 10년 간 다른 포지션 전력보강에 집중할 수 있다"며 장기적 플랜을 이야기 했다.

김재성이 기대 만큼 잘 성장하면 삼성은 향후 수년 간 다른 포지션 보강에 집중하며 명실상부한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 반짝이 아닌 지속가능한 '왕조 재구축' 틀의 토대는 안정적 포수 세대교체에 있다.

김재성 영입으로 삼성은 포수 10년 라인업을 완성했다.

그 출발점은 강민호의 잔류였다. 삼성에서 두번째 FA 계약은 '포수왕국'의 화룡점정을 찍은 쾌거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