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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연말 방송사 시상식 '상 나눠주기 지적'…의미없는 이유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또 다시 '상 나눠주기'가 시작됐다.

지난 18일 방송한 '2021 SBS 연예대상'에서는 '미운우리새끼'팀이 단체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상민은 "정말 감사하다. '미운 우리 새끼' 모두가 대상을 받았는데, 저는 신인상부터 시작해 5년 연속 상을 수상하게 됐다"며 감격해했고, MC인 서장훈은 "요즘처럼 시청률이 많이 나오기 어려운 때에 5~6년째 시청해주시는 시청자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동엽은 "어머니들이 계속해서 건강하시고, 끝까지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지금은 함께하지 못하는 김건모·박수홍 어머님 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어머니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으며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도 '상 나눠주기'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대상을 팀이 수상한 것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조금이라도 받은 프로그램들은 죄다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혔던 지석진에게는 명예사원상이 주어졌고 신인상은 '편먹고 공치리2-내부의 적'의 이승엽,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금새록, '미운 우리 새끼', '정글의 법칙', 박군,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과 '골 때리는 그녀들'의 이현이, '박하선의 씨네타운' 박하선 등 무려 5명이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그 외에도 박선영, 양세찬, 탁재훈이 최우수상,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 '라우드'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 우수 프로그램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동엽은 대상을 수상한 후 "끝까지 시청해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냥 한 새끼만 주지'라는 생각을 하실 거다"라며 쑥스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연말 지상파 방송 시상식에서 자주 연출되는 풍경이다. 시청률에서도 큰 의미는 없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 집계 결과 이날 시상식 1부는 5.3%, 2부는 5.6%를 기록했을 뿐이다.

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모든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이 아닌 이상 연말 시상식이란 그저 자사 프로그램에서 애쓴 연예인들의 수고를 치하하는 자리일 뿐이다. 공정성이나 권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2년 전 '2019 SBS 연예대상' 후보로 올랐던 김구라는 당시 인터뷰에서 "내가 (대상 후보가 된 것이) 납득이 안되는데 시청자들이 납득이 될까 걱정이다. '연예대상'도 이제 물갈이를 해야 될 때가 아닌가 한다. 대상 후보 8명 뽑아놓고 아무런 콘텐츠 없이 개인기로 1~2시간 떼우는 것, 더이상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지상파 3사 본부장들 만나서 통합해서 돌아가면서 해야 한다. 광고 때문에 이러는 것 안다. 이제 바뀔 때가 됐다. 많은 시청자 분들이 오랜만에 김구라가 옳은 소리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뼈를 때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바뀐 것은 없었다. 시청률은 점점 하락세를 걷고 있지만 연말 시상식에 붙는 광고는 중요한 수입원이다. 유재석이 빠지긴 했지만 톱스타 예능인들이 총출동하는 프로그램의 광고 효과는 꽤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매년 지적이 있지만 지상파 방송 시상식에서는 대규모 수상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