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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설강화', 첫 방송 했을 뿐인데 논란으로 '후끈'…시청소감 비공개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첫 방송부터 논란이 거세다.

18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JTBC '설강화'가 첫 전파를 타자마자 역사왜곡 의혹을 둘러싼 비난 여론이 일파만파 번져나가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역사왜곡 논란이 일었을 때 드라마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80년대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밝힌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남자 주인공이 간첩이지민 극초반 민주화 운동 참여자로 '오인'되므로, 실제로 그런 상황이 있었던 것처럼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교묘하게 피해나간 '눈 가리고 아웅'식 해명이라는 지적이다.

또 1회부터 법적 절차를 준수하는 '젠틀한' 국정원 직원, 국정원보다 더 센 기숙사 사감 등 당시 역사왜곡 논란의 지적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설정 등이 쉴새없이 등장하면서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 가운데 홈페이지를 통한 간접적(?) 불통 선언까지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을 공분케하고 있다.

'설강화' 홈페이지에서 시청자 소감 코너는 19일 오전 10시 현재 모두 비공개 설정이다. 작정자와 게시판 관리자만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 반면 다른 드라마들은 시청자 소감 코너를 작성자가 아니어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같은 설정은 그간 역사논란에 휘말려왔던 '설강화'가 네거티브한 여론으로 게시판이 도배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물론 방송이 본격 궤도에 오르기 전에 쓸데없는 논란이 번지면서, 드라마 자체의 매력이 빛바랄 수도 있으나 이런 설정은 많은 네티즌에게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말 그대로 '소통'을 거부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조현탁 감독은 "'설강화'는 유현미 작가가 2008년도부터 준비한 기획"이라며 "탈북자 수기를 보고 영감을 떠올렸고,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으면서 이야기를 확장했다. 또한 유 작가가 대학을 다니면서 실제로 경험했던 것을 합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구체화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한 조 감독은 "북한 탈북자 수기로 시작했지만 북한에 관한 언급이나 정치 이념보다는 사람 자체를 밀도 있게 들여다보려고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작품 자체에 대한 자신이 있다면, 아무리 '과한' 또는 '왜곡된' 비난 여론일지라도 당당히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터. 게시판을 막아놓으면서 '불통' 선언을 한 것은 제작진의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노력을 오히려 빛바라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설상가상,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오면서 제작진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방송 초반부터 '설강화'를 방영중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것.

19일 이 글을 올린 청원자는 "해당 드라마는 방영 전 이미 시놉시스 공개로 한차례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으로 큰 논란이 된 바 있으며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해당 드라마의 방영 중지 청원에 동의하였습니다. 당시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1회가 방영된 현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주었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간첩인 남자주인공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서브 남주인공이 쫓아갈 때 배경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습니다.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사용된 노래며,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청원자는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다수의 외국인에게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되어야 하며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송계 역시 역사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라고 청원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청원은 19일 오후 11시 현재 20만명이 동의를 하며 온라인에서 퍼져가고 있다.

한편 정해인 지수 주연의 '설강화'1회가 배우들의 호연과 빠른 전개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호수여대 1학년인 '영로'(지수 분)가 재독교포 출신 대학원생으로 위장한 '수호'(정해인 분)를 극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