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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전문가 조현래 신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대한 방향성은?

"민관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한다."

9월 3일 역대 5번째 수장으로 취임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업무 시작 100여일을 맞아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타워8에서 첫 미디어 간담회를 가졌다.

조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재직 시절 콘텐츠, 예술, 관광, 소통 등 대부분의 업무 분야를 경험한 정통 관료 출신이지만, 이 가운데 게임산업팀장과 콘텐츠정책국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게임산업의 과거와 현재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던 정부의 대표적인 게임 전문가이기도 하다. 당연히 게임에 대한 관여도가 가장 높은 역대 콘진원장이기도 하다.

한국 콘텐츠 산업 가운데 게임의 수출액이 전체 67%를 담당할 정도로 절대적인 중요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역대 콘진원장들이 공연이나 디자인 분야 혹은 정치권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도가 떨어졌던 것을 감안했을 때 게임산업계가 조 원장에 거는 기대는 클 수 밖에 없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 원장은 콘진원의 향후 과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콘진원의 역할을 밝혔다. 또 정부 정책의 실제 실행 기관의 수장이지만 콘텐츠 산업 자체가 정부보다는 철저히 민간 영역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을 밝히며 민관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원장은 "콘진원은 각자의 장르별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장르를 뛰어넘어 일을 해야 한다는 다소 모순적인 상황일 경우가 많다"며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분야에 대해선 절대로 틀을 만들면 안된다. 그만큼 창의성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 환경 자체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아예 시작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따라서 콘진원의 사업 진흥도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좀 더 큰 시각에서 바라보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진원이 지난 12월 1일 발표한 2021년 콘텐츠산업 결산에 따르면 전년에 비해 올해 매출액과 수출액이 각각 6%대로 성장했지만,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산업 내 혹은 산업 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원장은 "양극화 문제는 정부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다.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활성화와 진흥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며 "인력 양성과 제작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 여기에 투자 유치까지 3가지를 함께 종합해 고민하고 장르별, 기능별로 잘 분석하면서 한정된 예산을 집행해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콘진원은 연초에 하던 지원사업설명회를 오는 27일로 한 달 앞당겨 실시,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지원을 할 예정이다.

콘진원 내년 예산은 올해에 비해 5.1% 증가한 5477억원으로, 실감형콘텐츠산업 육성(362억원), 메타버스콘텐츠 제작지원(67억원), 신성장 게임콘텐츠 제작지원(95억원) 등 게임 연관산업에 배정된 예산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금융 지원 파트를 다소 독립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직접 투자와 함께 민간 투자사들과 기업들의 네트워킹과 매칭의 장을 적극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양측이 원하는 바가 달라 제대로 자금을 유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적극적으로 교류의 장을 만들어 인식의 공감대를 만든다면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NFT(대체 불가능 토큰), PTE(플레이를 하며 돈을 버는 게임) 등 올해 게임계 최대의 화두에 대해 조 원장은 "콘진원의 핵심 산업이자 잘 파악하고 있는 분야이지만, 정부와 마찬가지로 콘진원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산업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콘텐츠정책국장 시절 지방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 구축을 이끌었던 조 원장은 "인프라가 만들어진 가운데 어떤 콘텐츠를 채워나갈지가 핵심 과제이다.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의 진흥원, 한국e스포츠협회와 더불어 IP를 가진 종목사들과 프로구단들이 역시 함께 참여를 해 생활형 e스포츠로의 발전과 국산 종목 발굴, 인력 양성 등을 긴밀하게 논의하고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