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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만 확정' 2021 롯데 선발진, 젊지만 변수투성이 [SC포커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외국인 투수만 잘 뽑으면 한해 농사의 절반은 마쳤다고들 한다. 하지만 한쪽 날개만으론 날 수 없다. 가을야구를 맛보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는 팀에겐 외인 선발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토종 에이스를 중심으로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국내 선발진이 있기 마련이다.

박세웅은 길었던 부상을 딛고 사직의 대들보로 거듭났다. 28경기에 선발 등판, 163이닝을 투구하며 10승9패 평균자책점 3.98의 준수한 성적.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선발투수 중 이닝 2위, 다승 6위, 평균자책점 5위다. 10개 구단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다. 내년이면 데뷔 9년차, 경험도 풍부하다. 비록 병역 특례는 받지 못했지만, 생애 첫 올림픽을 통해 귀중한 경험도 쌓았다.

하지만 박세웅을 제외하면 롯데 선발진은 현재로선 미지수 그 자체다. 올해 롯데에서 선발로 등판한 투수는 총 10명이다. 이중 두 외인과 박세웅을 제외하면 이승헌(12경기)의 등판경기가 가장 많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손가락 건초염의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노경은(11경기)은 SSG 랜더스로 떠났다.

후반기의 신데렐라였던 이인복(8경기)에 관심이 쏠린다. 박세웅과 같은해 2차 2라운드로 뽑힌 이인복은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2019년까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 47경기 1승4패 2홀드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1군 등판 70경기 중 선발은 단 2번 뿐일 만큼 불펜 전문 투수였다.

하지만 서른에 접어든 올해 극적인 반전을 선보였다. 후반기 들어 선발로 8경기에 출격, 41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평균자책점 2.59의 짠물 피칭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올해 기록만 보면 4선발이 유력하다. 다만 타 팀의 분석이 이뤄지고, 내야에 마차도가 없는 내년이 투심 투수인 이인복에겐 도전의 해가 될 전망.

이민석 진승현 하혜성 등 신인들은 장래성은 크지만 당장 선발 투입이 예상되는 선수들은 아니다. 결국 올해와 마찬가지로 서준원(8경기) 나균안 최영환(이상 7경기)이 하위 선발을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세 명 모두 나름의 가능성과 한계를 경험한 한 해였다. 서준원과 나균안은 첫 아이 탄생, 최영환은 결혼이라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지남에 따라 야구에서도 한단계 도약을 기대할만 하다. 서준원은 제구와 기복, 나균안과 최영환은 체력과 선발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기대주 김진욱 또한 언제든 선발로 올라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023년까지 연장계약을 마친 래리 서튼 감독도 "김진욱은 언제가 됐던 선발로 가야할 선수"라고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다. 최준용 역시 선발 욕심을 드러낸 바 있지만, 그 시기가 당장 내년이 될 가능성은 낮다.

변수로 가득하지만, 무엇보다 젊다. 31세가 되는 이인복을 제외하면 30대가 한 명도 없다. 무한경쟁의 장이다.

결국 이들의 순조로운 성장을 위해서도 외국인 투수 2명의 퀄리티가 중요하다. 앤더슨 프랑코는 떠났고, '털보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와의 재계약 확률은 미약하다. 롯데는 글렌 스파크먼, 찰리 반스 등과의 계약을 논의중인 상황. 아직 메디컬 테스트를 비롯한 막바지 점검 단계다.

화성=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