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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탈잠실 생각 안해'…FA 대박 잠실거포, 책임감 담은 '4년 계약' [SC 인터뷰]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먹튀는 없다. 김재환(33·두산 베어스)이 '대박' 계약에도 책임감을 담아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김재환은 지난 17일 두산과 4년 총액 11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55억원, 연봉 합계 55억원, 인센티브 합계 5억원이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로 입단한 김재환은 신인 때부터 라인드라이브로 잠실구장을 넘기는 등 두산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을 받아왔다.

입단 당시 포수였던 그는 1군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았다.

김 감독은 포수였던 김재환을 1루수를 거쳐 좌익수로 고정하면서 수비 부담을 줄이고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2016년 37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잠재력을 터트린 김재환은 2018년에는 44개의 홈런을 터트리면서 1998년 타이론 우즈 이후 20년 만에 '잠실 홈런왕'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타율 2할7푼4리 27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면서 팀 내 홈런 2위에 오르는 등 부동의 4번타자로서 역할을 했다.

계약을 마친 뒤 김재환은 "마냥 좋을 줄만 알았는데, 마냥 좋지는 않더라. 내게 이렇게 보답해 주신 만큼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앞으로도 우리 감독님,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 분들과 팬 분들께 잘했다는 말만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환은 이어 "선수라면 FA만 바라보고 달려오기도 한다. FA가 되는 선수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는데, 막상 내가 돼 보니 꼭 그렇진 않았다.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고 힘주어 말했다.

계약 직후 김태형 감독과도 인사를 나눴다. 김재환은 "'고생 많았다. 정말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내가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던 배경에는 감독님께서 해 주신 역할이 정말 컸다.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김재환을 '대체불가'로 생각하며 잔류 총력전을 펼쳤다. 경쟁 구단이 생겼다는 소리와 함께 6년 계약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김재환은 "감사하다. 나는 6년 계약은 싫었다. 처음부터 (6년 계약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구단에는 4년 계약을 원한다고 말씀드렸다. 구단은 내게 정말 모든 걸 맞춰 주시려 했다. 좋은 조건을 제안해 주셨다. 덕분에 아무런 마찰 없이 계약을 잘 끝낼 수 있었다"라며 "구단주님과 사장님, 단장님께서 내게 강한 믿음을 보내 주셔서 아무런 문제 없이 계약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최근 FA 추세는 재취득 기한인 4년보다는 안정적으로 프로 생활을 더 할 수 있는 6년을 바라곤 한다. 그만큼 김재환은 4년 요구는 이례적이었다.

김재환은 "동기부여 차원"이라며 "그만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협상 기간 중에는 체결한 날을 빼면 구단과 세 차례 만났는데, 처음에는 가볍게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 뒤부터는 구단에서 내게 좋은 제안을 해 주셨다. 다른 팀과 계약에 대한 생각을 접게 만들어 주셨다"고 미소를 지었다.

넓은 잠실구장에서 약 30개 정도의 아치를 그린 만큼, 탈잠실을 한다면 40~50개까지 홈런을 날릴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재환의 경우 잠실구장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많다.

성적을 위해서는 '탈잠실'을 생각해 볼 법도 했지만, 그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선수라면 더 많은 홈런을 원할 수 있지만 어차피 넘어갈 타구는 넘어가게 돼 있다. 잠실을 떠나는 건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재환은 남았지만, 함께 FA 자격을 얻은 박건우는 NC 다이노스와 계약을 맺었다. 두산은 2015년부터 주축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어 하나, 둘씩 떠나가곤 했다.

김재환은 "그 동료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다.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이제는 내가 고참으로서 후배들도 챙겨야 하고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선수들이 잘 될 수 있게 내가 돕고 잘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해서도 진심 가득한 메시지를 인사를 남겼다. 김재환은 "늘 죄송하다. 두산이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되도록 동생들을 잘 이끌겠다"라며 "항상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하고 싶다. 야구장에 와 많이 응원해 주시면 보답해 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