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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승격 실패, 그래도 실망 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던 이민성의 2021시즌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민성 대전하나 시티즌 감독(48)의 데뷔 시즌, 엔딩은 '눈물'이었다.

이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강원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1대4로 완패했다.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목전에 둔 승격 티켓은 4분간 이어진 악몽 같은 3실점으로 신기루 처럼 사라졌다. 1차전 승리는 100% 1부리그행 공식도 무너졌다. 선제골로 쐐기를 박는 듯 했지만, 전반 26분부터 30분 사이 뭔가에 홀린 듯 무너졌다.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해피엔딩을 꿈꿨던 이 감독은 "모두가 감독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 감독의 데뷔 시즌을 실패로 평가할 수 없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 지휘봉을 잡았다. 코치 경력만 11년, 그는 그간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초보 감독 답지 않은 지도력을 과시했다. 물론 시행 착오는 있었다. 시즌 초반 어정쩡한 '수비축구'를 펼쳤다. 허리진에 이현식 이진현 등이 가세하며 확실히 볼이 도는 것은 좋아졌지만, 특징 없는 축구를 펼쳤다. 초반 20경기에서 승점 28점으로 중위권을 오갔다.

달라진 것은 후반기였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사, 공민현 등을 더한 이 감독은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축구'로 색깔을 바꿨다. 이 승부수는 제대로 통했다. 공민현-원기종-김승섭 스리톱에 마사-이현식으로 이어진 공격진은 압도적인 파괴력으로 후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동계부터 공들인 체력훈련과 시너지를 내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21라운드부터 36라운드까지 승점 30점을 수확하며 3위를 차지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공격축구는 위력을 발휘했다. 비록 마지막 고비 승강PO를 넘지 못했지만, 이 감독의 첫 시즌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두번째 시즌이다. 한 시즌만에 초보 감독이 확실한 색깔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 감독은 강력한 체력 속 빠른 공수 전환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갖고 팀을 운영했다. 이 감독은 승격의 압박이 심한 대전에서 결과와 내용, 두마리 '토끼'를 쫓았다. 승격이라는 열매를 따지는 못했지만, 후반기 흐름이라면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할만 하다. 이 감독은 벌써부터 지난 시즌을 복기하고 내년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 감독은 선수단과 코치진을 일부 개편해, 내년 시즌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경험을 더한 이 감독은 내년 반드시 승격한다는 각오를 일찍부터 다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